[원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연패? 어림없지.' 원주 DB가 또 연패 위기를 허락하지 않으며 막강 선두 행진을 이어나갔다.
DB는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홈경기서 93대73으로 크게 승리했다.
이로써 LG의 2연승을 저지하는 대신, 2연패를 피한 DB는 2위 서울 SK(23승10패)와의 승차를 3.5게임으로 다시 벌렸다.
'초반에 승세를 판가름한다'. 다른 듯, 똑같은 원인은 놓고 '동상이몽'을 꾸며 시작된 두 팀의 매치였다. 김주성 DB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시작 전 미디어 미팅에서 1, 2쿼터 경기 초반을 강조했다. 올 시즌 지금까지 연패를 한 차례밖에 겪지 않은 DB의 김 감독은 이날 패할 경우 두 번째 연패를 당할 처지에 놓이자 "홈경기이기도 하고 연패를 하지 않는데 집중하겠다"고 전의를 우선 불태웠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가 패할 때 경기를 복기하면 초반에 열세를 허용한 뒤 뒤집지 못했다가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였다. 적어도 경기 시작 5분 정도는 파이팅하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팅 멤버에 변화를 줬다면서 이선 알바노, 강상재 이용우 최승욱, 제프 위디 등 식스맨 위주로 먼저 나선다고 공개했다. '보증수표' 디드릭 로슨과 김종규를 선발에서 빼는 실험을 단행한 이유는 강력한 수비 우선으로 상대의 기를 제어하자는 의도였다.
이에 맞서는 조 감독은 DB를 다른 시각에서 분석했다. "그동안 DB와의 경기를 보면 1, 2쿼터에서 밀렸을 때 패했다"면서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해 로테이션 수비로 대응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은 두 감독이 화두로 제시한 1, 2쿼터였다. 결국 두 감독의 '동상이몽' 분석대로라면 전반만 봐도 경기 결과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소리. 과연 어느 한 쪽의 초반 기대가 무너지면서 끝까지 승패로 이어질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결과는 DB의 완벽한 승리였다. '5분 정도는 잘 버텨보자'던 김 감독의 바람대로 식스맨급 선발 주자들은 상대의 외곽을 철저하게 봉쇄하는 대신 리바운드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고, 스피드에서는 오히려 앞섰다. 최승욱의 리바운드에 이은 단독 돌파 레이업으로 15-14, 마침내 역전에 성공한 김 감독은 1쿼터 종료 2분47초 전 로슨, 김종규 박인웅으로 대거 교체하며 한 시름 더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DB는 대거 선수 교체로 정돈이 덜 된 사이 LG 양준석과 유기상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20-24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지만 사실상 성공적인 초반 기싸움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2쿼터 들어 로슨-김종규-강상재의 트리플 타워를 정상 가동한 데 이어 알바노의 '신출귀몰' 활약을 앞세운 DB는 쿼터 시작 5분여 만에 기선을 잡았다.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46-41, DB로서는 쾌조의 출발이었다.
DB의 위력은 3쿼터에 더욱 빛났다. LG의 약점이 두드러지는 운도 따랐다. LG는 부상 결장 중인 아셈 마레이 대신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안 텔로의 체력 안배를 위해 3분밖에 기용하지 못했다. 상대의 골밑까지 헐거워지니 DB는 아껴뒀던 알바노와 로슨의 3점포를 가동하는 등 마구 몰아쳤다. LG는 안간힘을 썼지만 열세로 돌아선 골밑 경쟁과 한창 달아오른 알바노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4쿼터에서도 DB의 맹폭에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한편 서울 삼성과 부산 KCC의 경기에서는 KCC가 90대74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