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23년은 팬 여러분들께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린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SSG 랜더스가 '역대급' 팬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쳤다. SSG는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시즌을 앞둔 팬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1500여명의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SSG는 1500석 중 1100석을 예매 사이트를 이용해 일반 판매했는데, 이중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는 300개의 좌석은 1분50초만에 판매됐다. 1100석 전체가 매진되는데 소요된 시간도 3분여에 불과했다. 나머지 400석은 시즌권 티켓을 가진 팬들의 예매로 진행돼 1500석이 모두 채워졌다. SSG 구단은 팬 페스티벌 입장료 수익을 추후 기부할 예정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2023시즌이었다. 2022시즌 통합 우승으로 왕좌에 올랐던 SSG는 지난해 1시즌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치며 선두 경쟁을 펼치다 후반기 미끄러졌고, 막판 극적으로 정규 시즌 3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3패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손에 쥔 후, 김원형 감독이 팀을 떠났고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이 이적한 여파로 단장도 교체됐다. 김재현 신임 단장이 선임되면서 단장과 감독이 함께 교체되는 대변화가 있었다.
이번 팬 페스티벌은 신규 BI와 2024시즌 새 유니폼 그리고 팬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위해 'New Landing'이라는 테마로 기획됐다.
"2023시즌은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렸지만, 2024시즌에는 가을 야구에서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민경삼 대표이사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신규 BI 소개 및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SSG 구단은 미국의 스포츠 브랜딩 전문가를 초빙해 지난해초부터 새 BI 기획에 나섰다. 2028년 청라돔 시대까지 겨냥한 장기 프로젝트였다. 해당 전문가들은 LA 에인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 메이저리그 주요 구단들의 브랜딩을 진행했고, 18개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8개의 올스타게임 로고 디자인을 맡았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23년 3월부터 8개월간 디자이너들이 직접 랜더스필드를 방문해 구단을 체험해보며 구단의 역사, 지역 연고 팬 베이스, 응원 문화, 구단의 지향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랜더스의 고유 컬러인 빨간색을 활용해 '퀘이사'라고 불리는 별을 적용한 엠블럼, 워드마크, 심볼 그리고 이를 적용한 새 유니폼이 공개됐다. 디자이너가 이날 현장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팬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담당 디자이너는 "'퀘이사'라고 불리는 별은 과거의 뛰어난 성과와 우승, 향후 팬과 함께 만들어갈 역사를 상징하며 먼 우주에서 인천으로 날아와 랜더스의 어메이징한 야구에 영감을 불어넣는 마법같은 에너지로 볼 수 있다"면서 "워드 마크의 경우 팬들이 가지는 긍지와 자부심을 표현하며 심볼도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팀 이미지를 형상화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팬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코너는 단연 선수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순간들이었다. 한유섬 노경은 최지훈 박성한 전의산 등 대표 선수들이 새 유니폼을 입고 무대 위에서 런웨이를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몇몇 선수들은 준비해둔 모델 포즈를 취해 더 큰 환호를 자아냈다.
또 신인 선수들이 아이돌로 변신해 그간 갈고 닦은 노래와 춤을 선보일 때,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다.
이밖에도 '랜더스 열혈팬' 개그맨 김원훈이 새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무대 위에 올랐고 이후 2부 진행을 맡았다. 댄서 립제이의 축하공연, 김재현 단장을 포함해 신규 코칭스태프와 이지영, 신범수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인사 등 알찬 시간이 이어졌다.
또 2024시즌 신규 응원가 발표, 장내 MC의 미니 토크쇼 진행, 해외 전지 훈련으로 인해 이날 행사에 불참한 추신수, 김광현 등 선수들의 깜짝 영상 편지 등 팬들과 호흡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