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제가 형 나이가 되면, 더 잘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겨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됩니다."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2023 시즌 나란히 큰 수확을 거뒀다. 팀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대형 포수 유망주들이 알에서 깨어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NC 김형준(25), 키움 김동헌(20)이다.
'양의지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던 김형준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46억원 FA 포수' 선배 박세혁을 밀어내고 주전으로 뛰었다. 박세혁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올시즌 개막전은 김형준이 포수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키움의 고졸 신인 김동헌의 팀 육성 정책에 따라 많은 기회를 얻었고, 사실상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가능성이 있기에 키움이 밀어줬다. 이번 오프시즌 베테랑 이지영이 SSG 랜더스로 떠나 올시즌 주전 경쟁에서 더욱 유리해졌다.
두 사람은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해냈다.
주전으로 뛴 김형준이 빛났지만, 뒤에서 묵묵히 뒷받침을 한 후배 김동헌이 없었다면 팀으로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형준은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상태였는데, 그의 활약에 후배 김동헌은 병역 혜택이라는 달콤한 선물까지 받게 됐다.
야구계에서는 '포수 기근'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다. 쓸 만한 포수가 점점 없어진다는 의미다. 그러니 30대 중후반이 넘은 양의지(두산) 강민호(삼성) 등이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대접을 받으며 핵심으로 뛰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 한국야구 미래를 책임질 포수 자원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먼저 후배 김동헌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때부터 백업으로 형을 잘 도우려 애썼다"고 말하며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보니 정말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구를 더 잘해지게 된 것 같았다. 내가 형준이형 나이가 되면 저것보다 잘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길 정도였다. 대단한 형이다. 보고 배울 게 너무 많다"고 밝혔다. 김동헌은 이제 고졸 2년차 20세 선수고, 김형준은 2018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5년 선배다. 김동헌은 이어 "형준이형은 한국야구의 미래라는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당연한 선수다. 난 이제 1년 야구한 신인이다. 3~4년은 더 보여드려야 한다. 좋게 봐주시는 부분이 진짜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잘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형준도 이에 화답했다. 김형준은 "김동헌은 상당히 큰 잠재력을 갖고있는 선수라 생각한다. 어린데 플레이가 안정적이고, 발전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대표팀에서 보니 집중력도 매우 좋았다.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형준은 이어 "고교시절 포수와 외야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 걸로 알고있다. 그래서인지 센터라인 경기를 보는 눈이 좋은 것 같다. 나도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한 어린 선수지만, 김동헌의 경우 경험을 쌓게 되면 수비든 타격이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