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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스포츠 드라마=부진? '스토브리그'·'라켓소년단' 잇는 '모래꽃'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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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드라마는 참패한다'는 공식을 깨는 명작이 줄이어 탄생하고 있다. 앞서 '스토브리그'와 '라켓소년단'이 그 공식을 깼고, 최근 심상치않은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이하 모래꽃) 역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모래꽃'은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를 그린 작품. 씨름이라는 색다른 종목을 접목시킨 것도 신선한 시도로 비춰지는 데다 젊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시너지도 훌륭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중. 풋풋함에 더해진 승부를 향한 질주, 승부조작과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까지 더해지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12부작 드라마로 10부작 분량이 방송된 상황으로, 앞으로 2회 분량이 남아있다. 현재까지 2%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ENA라는 채널의 불리함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주인공인 김백두이 만년 유망주에서 진짜 씨름을 배워가는 모습이 쾌감을 주는가 하면, 오두식에서 오유경으로 돌아온 오랜 친구와의 로맨스는 설렘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아버지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승부조작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 또한 쾌감을 주기 충분했다.

특히 최근 회차들에서는 김백두가 어린 시절 잃어버렸던 모든 것이 사실은 오두식이자 오유경이었음을 확인하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이 담기며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았다. 담백하게 직진으로 뿜어내는 고백은 그동안 기교에 집중해왔던 여타 드라마들과는 다른 결로, 신선한 배우들이 만들어낸 명장면과도 같았다. 또한 이주명의 가짜 남편이자 경찰 후배인 민현욱(윤종석)의 존재로 인해 거산시내에서 이들의 모습이 불륜으로 비춰지고, 소문으로 번지는 모습으로 과거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한 마을 주민들의 과오를 들춰내는 계기가 됐다. 이에 주민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도 세련되게 교훈을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동백꽃 필 무렵'과도 비교되면서 스포츠 드라마의 반전으로도 손꼽히는 중이다. 그동안 스포츠를 중심으로 만든 드라마들은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축구를 주제로 했던 '맨땅의 헤딩'이나 빙상 스포츠를 메인에 뒀던 '트리플'도 흥행에 쓴 맛을 봤다.

최근에는 배드민턴을 소재로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가 낮은 시청률로 인해 고전하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스포츠드라마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반적인 인식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재미'와 '반전'이라는 요소를 제대로 버무려낸 작품들은 스포츠드라마라는 장르에 상관없이 인기를 얻는 것도 사실다. 앞서 '스토브리그'와 '라켓소년단'도 신선한 재미를 주며 호평을 받았던 바 있다.

특히 스포츠드라마에서는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등장하는 스포츠를 '배우들이 얼마나 실감나게 소화하는가'이다. 장동윤은 체중을 14㎏ 증량하며 씨름 선수로 분하기 위해 노력했고, 경기 장면에서도 실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씨름 선수 출신으로 '모래꽃'에서 씨름 감수를 맡았던 이태현 용인대학교 교수는 "짧은 기간 동안 씨름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동작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장동윤, 이재준 배우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라며 "고강도 훈련에도 참고 배우려는 모습, 연습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에서 배우들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가르치는 동안 우리는 한 팀이었다"며 엄지를 들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