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만들어낸 작품 '성난사람들'이 에미상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5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사람들'(BEEF)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씨어터에서 진행된 제75회 에미상 시상식(Emmy Awards)에서 TV 미니시리즈·TV 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성난사람들'은 사전에 공개된 의상상, 편집상, 캐스팅상을 포함하면 8관왕을 차지했다.
'성난 사람들'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로 화가 나 복수전을 펼치며 파국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0부작 드라마다. 한국계 작가 겸 각독 이성진 감독이 연출, 극본, 제작을 맡았고 스티븐 연을 비롯해 한국계 배우들이 함께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성진 감독은 "제가 LA에 처음 왔을 때, 제 통장은 마이너스였다. 1달러를 저금하러 은행에 갔더니 '1달러를 저금하는 것이냐' 물어보더라. 그래서 '(1달러보다) 좀 덜 저금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며 "당시에는 에미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 서보니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계 배우로서 '성난사람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티븐 연은 "큰 영광이자 축복이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 있도록 지지해준 분들이 많았다. ('성난사람들'의) 대단한 출연진이 아닐 수 없다"고 배우들에게도 감사를전했다. 또 스티븐 연은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많은 가르침을 주셨고, 판단 능력을 줬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쉽지만, 남에게 공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그 방법을 저에게 알려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작품상 수상으로 인해 '성난사람들'의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오르기도. 이성진 감독은 "쇼에서 자살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그린 것은, 제 스스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며 "그런 쇼를 사랑해주시고 개인적인 고통을 투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에미상은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가 주최하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으로 '방송계 오스카'로 불린다. 한국 작품인 '오징어 게임'은 제74회 에미상에서 연출상(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이정재), 여우 게스트상(이유미)를 포함, 미술상, 특수시각효과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등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