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말 FA 시장 최대어는 누가 뭐래도 후안 소토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양키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소토와 또다른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을 받는 조건으로 마이클 킹, 랜디 바스케스, 죠니 브리토, 드류 소프 등 젊은 투수 4명과 베테랑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내줘야 했다.
양키스가 소토를 '모셔온' 이유는 지난해 바닥으로 떨어진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다. 우타 위주인 라인업에 좌타 슬러거인 소토를 수혈함으로써 좌우 균형도 갖추게 됐다.
소토는 지난해 16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75, 35홈런, 109타점, 97득점, OPS 0.930을 마크하며 '21세기 테드 윌리엄스'라는 칭호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홈런은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타점은 2019년(110개)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3년 연속 볼넷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양키스는 올해 말 시장에 나가는 소토를 딱 한 시즌만 쓰려고 비싼 대가를 치렀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소토 트레이드 직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할스타인브레너 리더십 아래 이곳을 야구의 메카고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소토와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양키스의 장기 플랜"이라고 밝혔다.
소토와의 연장계약 혹은 올시즌 후 FA 시장에서 재계약 등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무조건 잡는다는 게 양키스 구단의 방침이라고 봐야 한다.
일단 양키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각) 소토와 올해 연봉 3100만달러에 계약하며 연봉조정 절차를 피했다. 연봉조정 역사상 최고 연봉 기록이다. 지난해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기록한 3000만달러를 경신한 것이다. 물론 소토와 양키스가 올시즌 개막 이전에 연장계약을 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소토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소토가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에이전트다.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직후 계약에 관해 질문하자 그는 "구단이 계약에 관한 내용이 알고 싶다면 누구에게 전화하고 얘기를 해야 할 지 알 것이다. 나는 여기에 야구를 하러 왔기 때문에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장계약을 하지 않고 시즌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걱정해야 하나. 난 지난 6년 동안 늘 그렇게 야구를 했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난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의 마술을 보기만 하면 된다. 난 여기에서 우승만 생각한다"고도 했다.
현재로서는 연장계약보다는 올해 말 FA 신분으로 양키스와 재계약 얘기를 본격적으로 나눌 공산이 커 보인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가 애런 저지와 나눈 협상이 떠오른다. 당시 FA를 1년 남겨 놓은 저지는 시즌 개막일을 연장계약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스프링트레이닝 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양키스가 개막을 앞두고 내민 연장계약 조건은 7년 2억1350만달러였다. 그 직전 2022년 연봉으로 합의한 1700만달러와 합치면 8년 2억3050만달러였다.
저지는 단칼에 거절의사를 나타내고 시즌을 맞았다. 당시 주위에서는 '박(薄)'하지 않은 대우라며 저지가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저지는 그해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첫 MVP에 등극한 뒤 FA 시장에 나가 9년 3억60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리며 양키스에 잔류했다. '도박'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소토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양키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정 수준의 연장계약 조건을 제시하겠지만, 보라스가 받아들일 리 없다. 무조건 시즌이 끝나고 얘기하자고 한다고 보면 된다.
소토는 2022년 7월 당시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15년 4억4000만달러의 연장계약 제안을 받았다. 그는 이를 거부하고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보라스가 노리는 소토의 몸값은 최소 5억달러로 현지 매체들은 예상한다. 올해 활약상에 따라 6억달러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제 막 25세를 넘긴 소토로서는 15년 계약이 가능하다. 저지와 같은 평균 연봉 4000만달러를 적용할 경우 총액 6억달러에 이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