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부활한 제이든 산초를 향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산초가 화려한 도르트문트 복귀전을 치렀다. 도르트문트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다름슈타트의 머크 슈타디온 암 뵐렌파토어에서 열린 다름슈타트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7라운드에서 3대0 대승을 거뒀다. 12월 4경기에서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했던 도르트문트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패배한 4위 라이프치히(승점 33)를 승점 3점차로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역시 이날의 시선은 산초를 향했다. 산초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산초는 최근 임대로 도르트문트 복귀를 확정지었다. 도르트문트는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산초와 2024년 6월 30일까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산초 임대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세바스티안 켈 도르트문트 단장은 "산초는 절대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선수이며, 곧 그가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도르트문트와 지그날 이두나 파크, 우리 팬, 그리고 우리 클럽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비록 그가 지난 몇 달 동안 어떤 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우리는 산초가 빨리 자리를 잡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그의 자질을 활용해 우리의 시즌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산초의 영입을 반겼다.
산초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떠날 가능성이 등장하자 관심을 보인 구단은 그의 친정팀 도르트문트였다. 산초는 도르트문트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다. 137경기에 나와 50골 64도움을 기록했었다. 키커는 '산초가 도르트문트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임대로 도르트문트에 갈 예정이다. 몇 주 동안 산초가 복귀한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그건 루머에 불화했다. 하지만 지난 화요일 도르트문트와 맨유가 임대 계약에 대해 논의했다'라며 최근 두 구단이 산초 임대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웠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HITC도 '산초의 이적에 관해 맨유가 도르트문트와 협상을 시작했다'며 1월 이적시장에서 진행 중인 산초 이적 움직임에 관해 보도했다. HITC풋볼은 '산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유럽의 다른 리그 이동보다 독일 분데스리가로 복귀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당초 RB라이프치히와 바이엘 레버쿠젠 등이 최근 몇 주간 산초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도르트문트가 가장 중심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산초는 그간 도르트문트 외에도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등도 관심을 내비쳤었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유벤투스는 1월에 산초를 임대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들은 맨유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다리고 있으며, 산초 영입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산초는 유벤투스 합류 후에는 중앙 공격수나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윙어 페데리코 키에사가 이미 올 시즌 중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라고 전했었다.
다만 스포츠바이블은 '산초는 새로운 곳으로의 이적보다 이전 클럽인 도르트문트 복귀를 여전히 선호하며, 이는 유벤투스에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산초는 도르트문트 복귀를 더 강하게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협상은 원만하게 진행됐다. BBC는 지난 6일 '맨유와 도르트문트 사이에서 산초가 남은 시즌 동안 그의 예전 구단에 다시 합류할 수 있도록 합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거래에 관련해 여전히 정리해야 하는 계약 및 재정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맨유에 합류한 이후 산초는 꾸준한 경기력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리그에서 58경기에 나와 9골 6도움만 기록했다'며 '올시즌 분데스리가 5위에 위치한 도르트문트는 산초가 현재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진행 중인 훈련 캠프에 합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도르트문트는 맨유와 마지막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며 '협상이 최종 단계지만, 임대료는 약 400만 유로(약 57억원)에 주급 보조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산초는 임대로라도 다시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으며 복귀에 성공했다. 키커가 예상한 임대 계약 관련 사항은 6개월 임대에 비용은 급여와 임대료를 포함해 300만 유로(약 43억원)다. 6개월가량을 뛰는 비용으로는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산초가 이적 당시 1200억 이상의 이적료를 안겨주고 떠났던 점을 생각하면 도르트문트에만 남는 장사였다.
산초는 이날 후반 10분 마르코 로이스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2021년 5월 이후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복귀전이자, 최근 약 4달만에 치르는 공식전이었다. 산초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후반 32분에는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도니얼 말렌의 완벽한 침투패스를 받아 특유의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산초는 빠르게 컷백을 시도했다. 로이스가 침투하며 이를 마무리했다. 산초는 도움을 기록했다.
산초는 이날 3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총 29회의 터치를 기록했다. 20번의 패스를 시도해 12번 성공으로 성공률은 60% 밖에 되지 않았지만, 2번의 키패스와 1번의 빅찬스를 만들어냈다. 크로스도 한번 시도해 성공시켰다. 기대도움값이 0.74나 됐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드리블인데 두 번을 시도해 두 번을 모두 성공시켰다. 수비에서도 지상경합 두번을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평점은 7.4점이나 됐다.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산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시 집에 돌아온 것 같다. 다시 경기장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산초의 분데스리가 마지막 도움 역시 로이스에게 기록했는데 복귀전 도움 역시 로이스를 향했다. 산초는 "우리가 의돤 대로 됐다. 돌아와서 로이스를 보게됐다. 그는 훌륭한 친구이고 그에게 고맙다. 그의 득점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그저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 목표는 다시 행복해지는 것"이라며 "경기장에 돌아와서 다시 팀을 돕고 싶다. 팀을 다시 3위 안으로 끌어 올려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 보다는 그저 팀을 돕고 싶다"고 했다.
산초는 맨유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산초는 거액의 이적료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맨유 이적 후 2시즌 동안 79경기에 나와 공격포인트를 12골 6도움만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잦은 부상과 경기력 기복, 최근에는 에릭 텐하흐 감독과의 불화로 1군 계획에서 배제됐다. 지난 리그 4라운드 아스널전 이후 산초의 모습은 경기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아스널전 이후 텐하흐는 산초에 대해 "산초가 명단 제외된 이유는 훈련에서의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초를 선택하지 않았다"라며 "맨유에서는 매일 최고의 레벨에 이르러야 한다. 그게 산초가 이번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이유"라고 훈련에서 산초의 태도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산초는 이에 반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산초는 "여러분이 읽은 것들을 모두 믿지 말아달라. 난 사람들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거다. 난 이번 주 훈련을 매우 잘 소화했다"고 훈련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텐하흐의 말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내가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돼 왔고, 이건 매우 불공평하다"며 자신보다 다른 선수들이 선발로 나서면서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주장했다.
공개적으로 감독한테 반기를 들면서 '항명 사태'를 일으킨 산초는 즉각 1군 훈련장에서 추방당했다. 훈련에서 배제된 이후 1군 경기 출전도 불가능해졌는데, 그럼에도 산초가 고개를 숙이지 않자 1군 시설까지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처벌 수위를 높였지만, 관계는 나아지지 않았다. 산초를 향한 텐 하흐 감독의 강경책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맨유 레전드들은 '텐 하흐 감독을 이해한다', '너무 심했다' 등의 반응으로 나뉘었다. 산초를 대하는 태도에 맨유 선수단 역시 술렁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 산초는 '쥐 죽은 듯' 지냈다. 산초는 더이상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선수단에서 사라진 분위기였다. 텐 하흐 감독을 저격했던 거의 1000만명에 달하는 팔로우를 자랑하던 SNS 계정도 닫아버렸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이적이 결정되자 산초는 다시 SNS계정을 되살렸다. 'Sanchooo10'이라는 계정이 다시 SNS 상에 등장한 것. 이 계정은 산초의 전 맨유 동료를 포함해 무려 970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산초의 공식 계정이다.
도르트문트 이적과 함께 닫혔던 산초의 입도 다시 열렸다. 산초는 입단 인터뷰에서 "라커룸에 들어갔을 때 집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나는 구단 안팎을 잘 알고 있으며, 이곳의 팬들과 매우 친하며, 책임자들과 연락을 끊은 적이 없다. 팀원들을 다시 만났고, 미소를 지으며 축구를 할 수 있다"라며 임대된 구단에서 집과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임대에 완전 이적 옵션이 없기에 산초의 이러한 반응은 맨유로서는 답답하고 화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6개월 이후 돌아와야 하는 팀을 두고 전 소속팀에 돌아가 집이라는 표현과 함께 기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맨유 팬들로부터도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산초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산초의 몸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13일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산초가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훈련한 시간이 적어 걱정했는데 첫 날 훈련 모습이 너무 좋아 만족을 표시했다"며 "예상보다 실전 투입이 빠를 것 같다"고 했다. 테르지치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산초가 마침내 우리와 함께 해서 매우 기쁘다"라며 "그는 훈련장에서 정말 재밌었다. 그는 건강하고 지난 몇 주간 정말 많이 훈련했다. 우리는 다시 세션을 진행하며 앞으로 그가 어떻게 될 지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산초는 첫 경기부터 자신의 재능을 다시 한번 증명해 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산초가 맹활약을 펼치자, 텐 하흐 감독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다. 매번 그 지점으로 돌아가는 걸 원치 않는다. 산초 이야기를 그만하고 싶다. 산초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맨유에 머무는 건 성공으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며 "산초가 도르트문트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거기서 성공을 하길 응원한다. 도르트문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산초와 거리를 둔 셈이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산초 감싸기에 나섰다. 도르트문트 CEO 한스 요아임 바츠케는 경기 후 "산초는 규율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다만 산초에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산초는 가끔 지각을 한다. 그의 내부 시계는 아직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초는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가끔 너무 늦게 오긴 한다"면서도 "누가 그러한 이야기(규율 문제)를 지어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상 텐 하흐 감독을 저격한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