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4억원 투자→'김민식 영입 주장'까지…사령탑은 백지 선언, '포수 왕국' 자존심 회복할까

by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그동안 포수 걱정이 없던 팀이었다. 김경문 전 국가대표 감독과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부터 시작해 김태형 진갑용 이도형 홍성흔 양의지 박세혁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안방을 지켜왔다. 두산을 향해서 '포수왕국'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다.

현재 한화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최재훈을 트레이드 할 정도로 뛰어난 포수 자원을 갖추고 있던 두산이었지만, 올 시즌 안방 걱정을 안고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주전 포수 걱정은 없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을 했다.

양의지는 공·수 모두 제 역할을 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773이닝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소화했다. 투수진을 노련하게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타선에서는 129경기에 나와 타율 3할5리 17홈런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두산 타자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겼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몸살이 있었지만, 선발 출장해 1안타 2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으며 여전히 최고의 포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는 확실한 주전"이라고 다시 한 번 믿음을 보였다.

문제는 백업 포수다. 양의지가 풀타임 포수 마스크를 쓰기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이 감독은 "양의지는 2022년 NC에서 거의 풀타임 지명타자로 뛰었다. 바로 무리를 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팀 사정상 많은 경기에 포수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2경기 정도 맡을 수 있는 포수가 있었다면 의지가 지명타자로 나가는 등 체력 안배를 했을텐데 (백업포수들이) 많이 부족했다. 장승현과 안승한 등이 잘해줬지만, 내 기대에는 못 미쳤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장승현과 안승한 수비는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공격력이 따라오지 못했다. 장승현은 76경기에서 타율 1할5푼8리, 안승한은 22경기에서 타율 2할8리를 기록했다. 1군 포수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이 감독도 "(양)의지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포수가 없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일단 외부 자원을 영입했다. 시즌 종료 후 실시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으로 LG 트윈스 포수 김기연을 영입했다. 1라운드 지명권 행사는 4억원의 보상금이 따른다.

김기연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4순위)로 LG에 입단했다. 1군 경기 경험은 42경기에 불과하지만, '군필 포수'라는 장점이 있다.

백업 포수를 외부에서 영입한 만큼, 기존 선수들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FA 영입 주장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SSG는 1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FA 포수 이지영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키움이 이지영과 2년 총액 4억원에 계약했고, SSG는 이지영을 영입한 대신 키움에 현금 2억 5000만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줬다.

SSG는 이지영을 영입하면서 포수에 대한 급한 불을 껐다. 자연스럽게 내부 FA 포수 김민식을 향해서는 냉기류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SSG는 지난해 김민식에게 다년계약을 제시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시즌 종료 후 FA 계약을 추진했지만, 큰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SSG는 방향을 이지영으로 틀게 됐다.

SSG가 포수 보강을 한 만큼, 김민식에게 목을 맬 이유는 없어졌다. 사실상 이전 제시액만큼 좋은 금액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백업포수가 부족한 두산에서 영입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민식은 지난해 포수 중 다섯번째로 많은 786⅔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두산이 바라는 일주일에 2경기 정도를 채워줄 수 있는 포수임에는 분명하다.

두산이 김민식 영입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샐러리캡이 가득 찬 상태인데다가 일단 백업으로 쓸 수 있는 포수 자원은 풍부하다.

장승현 안승한 김기연을 비롯해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1라운드 출신 장규빈, '최강야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대졸 포수 윤준호 등이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성장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완전히 배제당할 정도의 실력도 아니다. 김민식의 FA 금액과 상관없이 이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야 한다.

이 감독은 일단 "두 번째 포수는 백지 상태에서 다시 찾아보겠다"라며 스프링캠프 과제로 '포수 옥석가리기'를 예고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