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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올스타전] 관중들을 행복하게 만든 '농구대축제', 올스타전은 이렇게까지 흥미로워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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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프로농구'는 원래 이렇게 재미있는 볼거리다. 농구팬들은 모처럼 펼쳐진 '농구 대향연'에 흠뻑 빠져 들었다. 올스타전에서 나온 모든 퍼포먼스는 재미와 팬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5561명의 관중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한 채 처음부터 끝까지 열광했다.

14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하나의 잘 포장된 '종합선물세트'였다. 만든 이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 10개 구단의 감독과 선수들. 받는 사람은 농구팬들이었다. 올스타로 선발된 24명은 선수들은 KBL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크블몽'팀과 '공아지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다. 리그 1위 원주 DB 김주성 감독이 크블몽팀을 이끌었고,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공아지'팀을 이끌었다. 크블몽에는 허웅과 디드릭로슨 이정현 전성현 하윤기 유기상 송교창 박지훈 김낙현 김시래 이관희 허일영이 포함됐다. 공아지 팀에는 자밀 워니와 최준용 양홍석 김종규 이정현 이우석 이재도 문성곤 대릴 먼로 이대헌 강상재 최성원이 속했다. 이중 강상재는 장염으로 끝내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전부터 3점 콘테스트와 덩크 콘테스트 예선이 펼쳐지며 분위기를 달궜다. 참가 선수들이 모두 각자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며 팬들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메인 이벤트에 앞선 '애피타이저'로 손색이 없었다. 이윽고 메인이벤트인 올스타전. 입장 퍼포먼스로 코트 양쪽에서 차례로 선수들이 입장하며 각자 준비한 '비장의 댄스'를 선보였다. 다들 입장 퍼포먼스를 위해 '특훈'이라도 받고 나온 듯 했다. 베테랑 김시래는 '망가짐'을 자처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공주 왕관과 요술봉을 들었다. 감독들 역시 깜찍한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김주성 감독과 조상현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인 2009년 올스타전 때 소녀시대의 'Gee' 댄스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15년 만에 이를 재현했다. 양홍석과 김종규가 두 감독을 보좌했다.

사실 올스타전 경기 결과는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매 쿼터마다 어떤 색다른 이벤트가 나오느냐가 관심거리였다. 1쿼터에는 중간 작전 타임 때 신인 유기상이 걸그룹 댄스를 추며 팬들에게 확실한 신고식을 했다. 2쿼터에는 양 팀 최고참인 허일영(크블몽팀)과 먼로(공아지팀)가 심판으로 깜짝 변신했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어처구니없는 판정 콜'을 불며 동료 선수들에게 원성을 샀다. 하지만 선수들의 불만이 커질수록 관중은 즐거워했다.

3쿼터의 메인 볼거리는 김주성, 조상현 감독의 '선수 복귀전'이었다. 이들은 유니폼 상의만 입은 채 경기에 투입됐다. 기록은 모두 양팀 주장인 허웅과 최준용에게 돌아가는 방식. 김주성 감독은 녹슬지 않는 실력으로 김종규의 마크를 뚫고 골밑슛과 리바운드를 보여주며 팬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반면 조상현 감독은 '개그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이관희를 못 뚫고 코트에 뒹구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았다. 그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치열했던 4쿼터 후 양팀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연장 승부. 1997∼1998시즌 2차 연장, 2001∼2002시즌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연장이었다. 워니가 연장에서 승부욕을 불태웠다. 11점이나 퍼부은 끝에 135대128로 공아지팀에 승리를 안겼다. MVP는 결국 워니의 몫이었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