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답답한 흐름을 깬 이재성(마인츠)의 한방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이재성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번 경기는 13일 개막하는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비한 테스트다. 한국은 이날 핵심 자원들을 모두 제외한 플랜B를 가동했는데, 확실히 앞선 경기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 발이 맞아가며 기회를 만들었고, 좋은 시간대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클린스만호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그간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내세웠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핸), 이른바 한국축구의 4대장이 모두 벤치에 앉는다. 마지막까지 리그 경기를 소화했던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에게 휴식을 줬다. 특히 이강인의 경우, 소속팀 일정탓에 대표팀에 지각 합류했다. 이강인은 4일 열린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컵을 올렸다.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이후 5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오현규(셀틱)이 최전방에 섰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가 2선에 자리했다. 3선부터는 기존의 멤버들이 그대로 나섰다. 박용우(알 아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이기제(수원 삼성)-김영권-정승현-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이뤘다. 김영권이 주장 완장을 찼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신뢰를 보여주며, 최종 엔트리에도 뽑았다. 이날 경기에도 선발로 기용하며, 이기제가 왼쪽 풀백의 확실한 주전임을 알렸다. K리거의 경우, 리그가 끝난지 제법 됐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게 중요했다. 골문은 김승규(알 샤밥)가 지켰다.
이라크도 4-2-3-1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하나드 알리가 원톱에, 알라 자심-이브라힘 바예시-몬타데르 마제드가 2선에 자리했다. 더블볼란치에는 오사마 라시드와 아미르 알아마리가 포진했다. 포백은 메르카스 도스키-알리 아드난-사드 나티크-후세인 알리가 구성했다. 잘랄 하산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한국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할 뻔 했다. 전반 2분 바예시가 스루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허물며 단독 찬스를 맞았다, 김승규가 각을 좁히며 멋지게 슈팅을 막아냈다. 재차 이어진 상황에서 볼이 골대로 향했지만, 김승규가 역동작에도 선방해냈다. 이라크는 과감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이 멤버로 발을 맞춰보지 않은 한국은 제대로 볼을 소유해내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7분 정우영 오른쪽에서 크로스 오현규 머리 넘어가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어 박용우가 넘겨준 멋진 로빙 패스가 정우영에게 연결됐지만, 슈팅을 날리기 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13분 알아마리의 프리킥이 공격에 가담한 나티크에게 연결됐다. 나티크의 슈팅은 골대로 향했지만 약했다. 한국도 반격했다. 14분 오현규와 홍현석이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수비에 막혔다.
한국은 조금씩 흐름을 찾기 시작했다. 황인범을 축으로 한 패스가 살아났다. 한국 역시 압박으로 이라크의 빌드업을 무력화시켰다. 18분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이어지던 패스가 상대 수비에 의해 뺏겼다. 공격에 가담한 설영우가 재차 인터셉트를 한 후 지체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정우영이 뛰어들며 머리에 맞췄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22분에는 이기제가 왼쪽에서 기가 막힌 크로스를 올렸다. 오현규가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슈팅은 또 다시 골키퍼 정면이었다.
26분 또 다시 오른쪽에서 기회가 이어졌다. 짧은 패스가 이어지며, 이재성이 박스 안에서 오버래핑하던 설영우에게 잘 연결했다. 설영우의 컷백을 상대 수비가 걷어냈다. 흐른 볼을 박용우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너무 힘이 들어가며 크게 벗어났다. 28분에도 오른쪽에서 정우영의 스루패스, 설영우의 컷백이 이어졌다. 오현규가 밀어넣으며 이라크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설영우가 볼을 받을때 오프사이드였다고 선언했다. 35분 오현규에게 좋은 볼이 연결됐다. 홍현석이 찔러줬고, 오현규가 돌아들어가며 뒷공간을 허물었다. 오현규의 강력한 오른발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다. 39분 오른쪽에서 멋진 패스워크로 기회를 노리다, 이재성에게 볼이 연결됐다. 이재성이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때렸다. 볼은 빨래줄처럼 뻗어가며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곧바로 이라크가 반격에 나섰다. 자심이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왼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42분 한국이 좋은 슈팅을 날렸다. 황인범이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살짝 떴다. 이재성이 전반 종료 직전 홍현석과 2대1 패스 후 왼발슈팅을 때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전반은 1-0으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