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이효리가 특유의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5일 첫 방송된 KBS 2TV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에는 베베(BEBE), 이찬혁, 신동엽, 제니, 이정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효리는 이날 "음악 프로그램은 12년 만에,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이렇게 무대 위에 서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며 음악 프로그램 단독 MC를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주도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음악적 소통에 대한 갈증 같은 게 있었다. 많은 후배, 선배님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눠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됐다"며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린다"며 웃었다.
이날 '이효리의 레드카펫' 첫 번째 게스트로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우승 크루 베베가 등장했다. 베베 수장인 바다는 이효리에게 "혹시 기억하냐. 효리 님이 저한테 레슨 받고 싶다고 해서 두 번 정도 레슨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도 주셨다"며 뜻밖의 인연을 밝혔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사당동 그게 너였냐"며 반가워했다. 이어 "인연이 너무 신기하다. 그때 바다가 춤추는 걸 보고 너무 멋있어서 서울까지 가서 배웠다. 그걸 영상으로 남기겠다고 찍고 또 찍었는데 계속 틀려서 결국은 못 썼다"며 "그때는 그냥 키 크고 착하고 춤 잘 추는 친구로만 기억했는데 이렇게 '스우파2' 1등을 이끌어낸 수장이 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또 이효리는 베베가 단독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는 말에 "나도 불러달라. 그때 배웠던 거 해보자. 이번에는 다시 연습 잘해보겠다. 바다랑 같이 춤추면 이제는 내가 영광이다. 우리 정상에서 만났으니까 재밌게 해보자"고 말해 기대감을 안겼다.
두 번째 게스트로는 '더 시즌즈 ? 악뮤의 오날오밤'의 MC였던 이찬혁이 등장했다. 본인의 솔로곡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을 부르며 객석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찬혁은 하얀 장갑과 자신의 얼굴을 새긴 특수 제작 귀걸이, 구레나룻 분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효리는 이찬혁을 보자마자 "구레나룻은 콘셉트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찬혁은 "악뮤로는 워낙 귀여운 노래 많이 부르다 보니까 이찬혁 솔로로 했을 때는 좀 더 섹시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또한 솔로곡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사실 악뮤 노래 부르기에는 내 파트가 그렇게 많지 않다. 수현이가 없으면 악뮤 노래 못 부른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효리는 전 시즌 '오날오밤' 마지막 회 중 눈물을 흘린 이수현을 챙겨 주던 이찬혁을 언급하며 "오빠다운 모습을 연출했더라. 근데 휴지로 눈물을 닦아줘야지 얼굴에 휴지를 던지듯이 줬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찬혁은 "차마 거기까지는.. 충분한 다정함이었다고 생각했다"며 '찐남매'의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 마음이 공감이 가서 나도 밑에서 수현이가 우는 모습 지켜보는데 좀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찬혁 씨의 이상한 행동을 볼 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이거 욕먹지 않을까?',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한다. 근데 찬혁 씨는 그런 게 없는 거 같아 부러울 때가 많았다"며 "다음에 재밌는 게 있으면 나도 꼭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세 번째 게스트로는 이효리의 '23년 지기' 신동엽이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2002년 '해피투게더' MC를 함께 맡으며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과거 영상을 보며 추억을 회상했다.
이효리는 "저때도 선배님에게 말을 막했다"며 웃었고, 신동엽은 "늘 일관되게 막했다. 되게 속상했던 게 그때 이효리가 잘되면서 사람들이 잘되더니 까칠해져다고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이효리는 원래 까칠했다'고 말했다. 저렇게 한결같은 연예인은 처음 봤다고 이야기하곤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이효리는 "오빠는 당시에 내가 단 한번도 이성적인 감정을 준 적이 없는 거 같다"고 물었고, 신동엽은 "솔직히 말하면 누가 있었다. 서로 있지 않았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사실 어렸을 때니까 그런 감정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효리 옆에) 항상 누군가 있었다. 되게 부지런하다"고 강조해 폭소케 했다.
이효리는 이날 최근 화제가 된 신동엽과 이소라의 만남을 언급했다. 그러자 신동엽은 "이효리가 진짜 쿨한 게 '레드카펫' 제작발표회에서 본인도 '레드카펫'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예전에 만난 분들을 모실 수 있다고 했더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효리는 "여기가 꽉 차서 안 된다. 자리가 모자를 수 있다"고 했고, 신동엽은 "가끔식 나오면 된다. 그러면 몇 년 할 수 있다. 부럽다. 콘텐츠가 쌓여있다"며 티키타카를 뽐냈다.
이효리는 "장난으로 나도 쿨하게 만남을 가져보고 싶다고 한 거긴 한데 난 공개연애를 한 적이 없어서 당당하게 만나긴 어렵다. 공개 아닌 공개는 많이 됐지만 딱히 내가 공개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신동엽은 장수 MC 비결에 대해 "'불후의 명곡'은 가수들이, '동물농장'은 동물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미우새'도 새끼들이 얼마나 잘해주냐. 그런 분들 덕을 보는 거다"라며 "'레드카펫' 나오는 분들 덕을 많이 봐야 한다. 간간히 X들이 나오면 최고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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