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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못 따라온 선수 능력&팀워크까지 부재…어느덧 13연패, 3년 째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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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긴 연패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의 한 마디는 더욱 뼈가 실렸다.

지난 2021~2022시즌에 여자부 7번째 구단으로 V-리그에 첫 선을 보인 AI페퍼스는 3승28패 승점 11점으로 첫 해를 마쳤다. 압도적 최하위였다.

2년 차는 그나마 조금 나아졌다. 승리도 3개 더한 5승(31개)을 기록했고, 승점도 14점으로 올렸다. 눈에 띄는 성장은 아니었지만, 막내 구단은 조금씩 성장하는 듯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FA 시장에서 박정아와 채선아를 영입하며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을 했다. 그러나 보상 선수를 묶는 과정에서 주전 세터 이고은을 제외해 한국도로공사에 뺏겼고, 1라운드 지명권을 주면서 다시 데리고 오는 해프닝이 생겼다.

감독 선임도 순조롭지 않았다. 신임 감독으로 아헨 킴 감독을 영입했지만,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채 사퇴했다. AI페퍼스는 조 트린지 감독을 재선임하면서 다시 한 번 새판을 짜게 됐다.

정신없이 비시즌을 보내며 맞이한 3년 차. '막내'라는 변명도 더이상 통하지 않을 때가 됐지만, 코트에서의 모습은 무기력함의 연속이었다.

시즌 반환점을 돌 때까지 거둔 승리는 단 2승. 4라운드에 들어서도 경기력은 올라오지 않았고, 2024년 첫 경기였던 2일 장충 GS칼텍스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13연패에 빠졌다.

트린지 감독도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GS칼텍스전을 앞두고 트린지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내가 추구하는 수비 시스템을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던 거 같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이라서 힘들었을텐데 선수들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익숙한 플레이를 하면서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적으로 하며 범위를 넓혀가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AI페퍼스의 리시브 효율은 29.27%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GS칼텍스전에서 3대0으로 완패를 당한 뒤에는 팀워크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트린지 감독은 "팀으로서 뭉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맞지 않음에 대해 강하게 짚었다. "때릴 수 없는 공이 오고, 그냥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는 말이 이어졌다.

트린지 감독은 이어 "팀워크와 응집력을 회복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팀워크가 좋아지면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팀워크까지 사라진 만큼, 1승은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일단 AI페퍼스는 2023년 막바지 주장을 박정아로 교체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트린지 감독은 당장의 반전보다는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린지 감독은 "선수들은 감독이 '이런식으로 해라'라고 하면 실행시키는 역할이니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라며 "한 번에 큰 과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하나씩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초반에는 한 번에 공격을 성공해야한다는 부담 때문에 코트 안에 실수가 나오면 영향을 미친 거 같다. 조금씩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점진적인 발전에 초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