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유미가 영화 '잠' 연출을 맡은 유재선 감독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유미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유재선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 큰 행운이라고 느꼈다"라고 했다.
지난해 가을 극장 개봉한 '잠'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베테랑 감독의 작품 못지않은 독특한 구성과 뛰어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정유미에게는 연기자로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 준 특별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정유미는 "작품을 촬영하면서 유재선 감독님한테 많이 배웠다. 아무리 신인 감독님이라고 하더라도 의심이 드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그분이 주시는 디렉션에 잘 따라가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혼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며 "후시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도 안 좋았고, 녹음을 꽤 길게 했는데 영화를 딱 보자마자 사운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감독님의 끈기와 집념이 더 대단해 보였다. 나중에 후반 작업을 하면서도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나는 참 행운아다'라고 느꼈다. 칸에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제 연기에 대한 아쉬운 점은 남았지만,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정유미는 "그런 압박감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땐 '관객들의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지'하고 걱정했는데, 걱정만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더라. 굳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고 괴롭힐 필요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연기를 하면서 제 몸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길 수 있게 됐다"며 "2024년에도 넘어지지 않고, 계획한 대로만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