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24년의 해는 밝았지만, 수원 삼성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수원은 2023년 바닥을 찍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8승9무21패(승점 33)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K리그2(2부)로 자동 강등됐다.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를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1995년 창단, 그동안 K리그 '전통의 명문'으로 군림하던 수원의 몰락이었다.
충격의 여파는 컸다. 팬들은 구단을 향해 화염, 패트병 등을 집어 던지며 분노를 표했다. 급기야 선수단 버스를 막아 세우기도 했다. K리그 구성원들도 수원의 강등에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2023년 K리그를 집어 삼킨 거대한 이슈였다. 수원은 강등 직후 그라운드 전광판을 통해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은 강등 뒤 사의를 표했다.
한 달여가 흘렀다. 수원은 여전히 잠잠하다. 올 시즌 리그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180도 다르다. 7위 FC서울은 김기동, 9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김학범, 11위 수원FC는 김은중 감독을 선임했다. 김기동 감독과 결별한 포항 스틸러스도 발 빠르게 박태하 감독을 영입해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수원은 잠잠하다 못해 고요하다. 팬들은 한 달 가까이 수원의 사과 및 새 시즌 준비에 대한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은 최근 몇 년 동안 하위권을 허덕였다. 2019년 8위→2020년 8위→2021년 6위→2022년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창단 후 처음으로 승강 PO 무대로 추락하며 한 차례 위기를 경험했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살아난 뒤 변화는 없었다. 2023년엔 이병근 감독→최성용 감독 대행→김병수 감독→염기훈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치르며 더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선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수원은 2023년 마지막 날까지도 침묵했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2일을 기점으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모든 것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구단 관계자는 "신임 지도부가 발표된 뒤에야 뭔가 이뤄질 것 같다. 기다리고 있다. 조금 늦어지고 있다.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4일부터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