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하면, LG는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이제 5일 남았다.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을 신청한 LG 마무리 고우석. 12월 초에는 장밋빛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을 포함해 고우석에게 관심을 표명하는 구단들이 나왔다. 하지만 포스팅 마감이 다가오고 있는데 소식이 잠잠하다. 고우석은 한국시각으로 내달 4일 오전 7시 안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포스팅 실패다.
고우석이 메이저 진출을 선언했을 때, LG의 심경은 복잡미묘했다. 간판 선수가 큰 무대로 진출하는 걸 막을 구단은 없다. 진심으로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하지만 단호하게 선은 그었다. 고우석이 어느정도 대우를 받지 못하고, '헐값'으로 가는 경우는 이적을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선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고, 구단의 실리 문제이기도 했다. 포스팅 시스템은 선수 몸값에 따라 구단 보상금이 달라진다.
여기에 LG는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고, 왕조 건설을 외쳤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마무리 선수가 빠져버린다, 2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켜지는 일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젊은 투수 유영찬을 대체 마무리로 점찍었지만, 풀타임 마무리고 100% 성공한다는 확률이 없었다. 하지만 고우석이 잔류하면, LG의 연속 우승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여전히 전력 측면에서 LG에 대항마가 눈에 띄지 않는다.
만약 고우석이 미국에 가지 못한다면, LG는 다른 것보다 선수 멘탈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듯. 패배감, 상실감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시즌 준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고우석도 미래에 대한 구상을 다시 마쳐야 한다. 불행중 다행인 건 고우석은 내년 시즌을 보내면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조금 더 수월하게 미국 진출을 다시 시도해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있다면, 한국에서의 다음 시즌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3승8패15세이브에 그친게 뼈아팠다.
아니면 국내 잔류도 현실적인 선택지다. LG로서는 놓쳐서는 안될 자원이다. LG 입장에서는 FA가 되면 몸값이 폭등할 수 있으니 비FA 다년계약으로 묶어두는 게 현명한데, LG는 현재도 샐러리캡 초과 가능성이 높은 팀이라 머리를 잘 굴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