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의 상황을 주시하나, 아니면 선수 생활 자체에 대한 고민인가.
서건창의 결정은 해를 넘길 것인가.
서건창이 추운 겨울 시장으로 나온 게 벌써 1달이 넘었다. 소속팀 LG 트윈스는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축배를 들었지만, 서건창에게는 방출 통보가 내려졌다. 서건창측이 자리가 없는 LG에 방출을 먼저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KBO리그의 역사를 바꾼 사나이. 단일 시즌 200안타 MVP. 현 144경기 체제에서도 200안타 타자가 나오지 않는데, 서건창이 대기록을 작성한 2014년 KBO리그는 128경기였다.
탄탄대로를 걷는 것 같았던 서건창의 야구 인생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고, 'FA 대박'을 꿈꾸던 그의 시나리오도 완전히 망가졌다. FA 3수를 했지만 결국 FA 신청조차 해보지 못했다. 마지막 반전이 될 것 같았던 LG 이적, 염경엽 감독과의 만남도 서건창의 꿈을 이뤄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건창이 스스로 방출을 요청했다는 건, 아직 현역 선수로서 열정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친정 키움 히어로즈가 서건창이 방출되자마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1달째 서건창은 키움과 손을 잡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명예회복이 절실한 서건창 입장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1경기라도 더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 경기를 뛰어야 명예 회복도 가능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기에 친정 키움은 어울리는 팀이 아닐 수 있다. 2루에 골든글러브 수상자 후배 김혜성이 있다. 2차드래프트르 최주환까지 가세했다. 현실적으로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많은 팀들이 전력 보강을 마쳐가는 가운데, 주목할만한 팀이 있다. 바로 '고향팀' KIA 타이거즈다. 서건창은 광주일고 출신. KIA는 주전 2루수였던 김선빈과의 FA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가정이지만, 만약 김선빈이 다른 팀으로 간다고 하면 서건창 입장에서는 KIA를 기회의 땅으로 여길 수 있다. KIA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는 했지만, 이미 서건창 김민성 등과 접촉이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서건창 입장에서는 각 팀들의 2루 포지션 정리가 다 끝나고, 가장 현실적 답안이 뭔지 선택할 수 있다. 키움이 끝까지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자신이 1군에서 뛸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판단을 하면, 선수 생활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1군에서 뛰지 못한다면 FA 재도전, 명예 회복에 대한 의미가 모두 사라진다.
다만, 키움을 예로 들면 선수로 복귀해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며 지도자로 새출발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