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리그 11호골로 토트넘의 승리를 견인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다시 4위 안으로 복귀했다. 한 경기 덜치른 승점 36의 맨시티를 제치고 승점 38로 4위에 안착했다. 반면 에버턴은 지난 공식전 5경기에서 4승 1무로 이어오던 상승세가 이번 패배로 주춤하게 됐다. 순위도 16위에서 끌어 올리지 못했다.
홈팀 토트넘은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히샬리송이 최전방에 자리했다. 브레넌 존슨, 데얀 클루셉스키, 손흥민이 2선에서 뒤를 받쳤다. 3선에는 파페 사르, 올리버 스킵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에메르송 로얄-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위치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원정팀 에버턴은 4-2-3-1 전술로 맞섰다. 최전방에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출전했고, 2선에는 잭 해리슨, 제임스 가너, 드와이트 맥닐이 포진했다. 3선에 이드리사 게예와 아마두 오나나가 위치했으며, 수비진은 네이선 패터슨-제임스 타코우스키-제러드 브랜스웨이트-비탈리 미콜렌코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부상 우려 손흥민, 문제없이 선발 출격
손흥민은 에버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트넘 팬들의 큰 우려가 예상되는 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의 모습이 에버턴전 훈련 영상에서 없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 시즌 부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부진과 함께 선수 본인도 컨디션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도 부상 우려는 반복됐다. 리그 7라운드 리버풀전 이후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리버풀전 때 100%가 아니었지만, 그는 경기에 필사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주려고 했고, 그렇게 했다"라고 밝혔다. 부상 우려에도 손흥민은 지난 17라운드까지 꾸준히 선발 출전을 이어갔다.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경기가 늘자 팬들의 걱정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번 에버턴전을 앞두고 다시 우려가 커졌다.
영국의 TBR풋볼은 '두 명의 토트넘 핵심 선수가 에버턴전을 앞두고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에버턴전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포스테코글루 지휘하에 훈련을 소화했다. 평소 영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없었다. 손흥민이었다.
TBR풋볼은 '훈련 영상에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로메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토트넘에서 가장 중요한 두 선수가 훈련에 결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손흥민의 부재를 언급했다. 그간 토트넘 훈련 영상에 손흥민이 없는 경우는 부상 결장하는 상황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찍히지 않았을 확률도 있지만, 손흥민과 로메로의 입지를 고려하면 단 한 순간도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어색하다. 토트넘도 미키 판더펜, 제임스 매디슨의 복귀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손흥민이 빠진다면 다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훈련 영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손흥민은 정상적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팬들의 걱정을 덜어줬다.
▶전반전
경기는 토트넘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슈팅까지 연결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우측면을 돌파한 쿨루셉스키에게 연결된 공은 크로스로 연결돼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한 사르에게 닿았다. 사르는 곧바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바운드된 공은 픽포드에게 쉽게 잡혔다.
에버턴도 공격에 나섰다. 전반 2분 강한 압박을 통해 토트넘 진영에서 공을 탈취했다. 문전 앞으로 공을 연결하지 못했지만, 전환 패스를 통해 맥닐에게 향한 공은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코너킥에서 에버턴은 가너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힘이 실리지 못하며 비카리오 정면으로 향했다.
토트넘은 중앙을 거치기보다는 한 번의 빠르고 긴 패스를 통해 에버턴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다만 에버턴의 풀백들이 이를 빠르게 저지하며 쉽게 기회로 연결되지 않았다.
손흥민도 적극적인 돌파가 끊기며 위협적인 역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반 7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중앙으로 돌파하는 시도가 끊겼고, 맥닐에게 이어진 공은 순식간에 하프 라인을 넘었다. 맥닐은 우측에서 쇄도하는 칼버트-르윈에게 공을 정확하게 내줬고, 칼버트-르윈도 이를 몰고 들어가 박스 안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슈팅을 시도하려는 순간 로메로의 정확한 태클이 공을 긁어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과 존슨의 합작품으로 득점을 기록하며 리드를 안겼다. 전반 9분 존슨이 우측 돌파를 통해 골라인 근처까지 진출했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히샬리송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정확하게 올렸다. 히샬리송은 골문 앞에서 이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픽포드를 무너뜨렸다.
히샬리송은 해당 득점으로 뉴캐슬전 멀티골, 노팅엄 포레스트전 선제골에 이어 3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히샬리송이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2020시즌 14라운드부터 16라운드까지 득점을 기록한 이후 4시즌 만이다. 당시 히샬리송의 소속팀이 이번 상대인 에버턴이었다.
선제 실점 이후 에버턴도 반격했다. 전반 15분 오나나가 공을 뺏은 후 역습을 통해 토트넘 박스 안에 위치한 맥닐에게 공을 전달했다. 맥닐은 망설임 없이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그대로 골대 옆으로 흘러 나가고 말았다. 비카리오의 선방도 빛났다. 전반 16분 브랜스웨이트의 날카로운 왼발 롱패스가 미콜렌코에게 전달되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미콜렌코의 크로스는 정확하게 박스 중앙에 있던 칼버트-르윈의 머리에 닿았는데, 비카리오가 침착하게 공을 쳐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비카리오는 전반 17분 골대 앞으로 지나치게 나와있다가 상대 롱킥에 실점할 뻔하기도 했는데, 자신이 직접 머리로 공을 걷어내며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손흥민은 리그 11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포로와 쿠루셉스키의 연계를 통해 시도한 슈팅이 픽포드의 선방에 막혀 튕겨져 나왔다. 공을 침착하게 잡은 손흥민은 픽포드가 막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밀어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14골을 기록하며 이안 라이트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순위 단독 23위로 자리하게 됐으며, 120골로 21위에 자리한 스티븐 제라드, 라힘 스털링과의 격차도 6골로 좁혔다.
토트넘은 2골을 득점한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26분에는 에메르송의 돌파를 에버턴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다만 포로의 프리킥은 골라인을 벗어났다. 전반 28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빛났다. 탁월한 탈압박에 이어 상대 박스 안에서는 센스 있는 패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31분에도 손흥민은 포로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돌파를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수비 다리 사이로 빼낸 후 돌파하지 못하며 막혔다.
에버턴도 천천히 공을 돌리며 기회를 노렸다. 토트넘은 강한 압박으로 방해했다. 전반 39분 미콜렌코의 크로스가 칼버트-르윈에게 향했지만, 비카리오가 이를 미리 판단해 뛰어나와 공을 차단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40분에는 칼버트 르윈의 컷백 패스를 받은 오나나가 이를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공은 관중석으로 향했다.
어이없는 상황으로 에버턴이 공격 기회를 놓쳤다. 전반 41분 에버턴의 공격 상황에서 패터슨의 컷백 시도가 정확하게 미콜렌코쪽으로 향했지만, 공이 하나 더 박스 앞에 위치하며 미콜렌코의 슈팅을 방해했다. 이후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에버턴은 좋은 득점 기회를 날렸다. 에버턴은 전반 42분 쿨루셉스키를 맞은 공이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한 가너에게 흐르며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가너의 슈팅은 비카리오가 손쉽게 잡아냈다.
에버턴은 전반 중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계속해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토트넘은 전방부터 상대를 압박했지만, 에버턴의 빌드업 작업에 큰 방해를 끼치지는 못했다.
에버턴은 엄청난 역습도 선보였다. 전반 추가시간 고메스의 패스가 반대편에서 침투하는 해리슨의 발 앞에 정확히 떨어졌다. 해리슨은 직접 돌파를 통해 박스 중앙으로 전진했고,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다시 한번 비카리오가 이를 쳐내며 철통같은 선방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이후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에메르송이 태클로 공을 걷어내고, 상대 역습을 데이비스가 다리로 겨우 차단하는 등 전반 막판 육탄 수비를 시도했다. 전반은 토트넘이 두 골 앞선 2-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토트넘은 후반 시작 전 로메로를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했다. 에버턴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시 토트넘을 압박하며 몰아붙였다. 순식간에 토트넘 박스 근처로 진입하며 기회를 노렸다.
계속해서 토트넘 골문을 두드린 에버턴은 후반 초반 한 골을 따라붙는 듯했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6분 고메스가 에메르송을 압박해 뺏어낸 공이 칼버트-르윈에게 연결됐고 칼버트-르윈의 슈팅은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VAR 판독을 통해 앞선 상황에서 고메스의 압박을 파울로 판단해 득점을 취소했다.
토트넘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0분 스킵이 탈압박을 통해 에버턴 페널티박스 정면까지 진출했고, 이후 포로의 슈팅이 수비에 걸렸다. 사르가 재차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버턴이 차분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13분에는 포로가 페널티박스 아크 우측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와 먼 곳으로 향했다. 손흥민이 우측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14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우측 돌파를 통해 골라인 가까이 이동했고, 이후 크로스를 올렸지만 수비 머리에 걸려 문전 앞에 히샬리송이 받지 못했다.
에버턴의 날카로운 슈팅을 골문이 외면했다. 후반 17분 고메스의 패스가 수비 뒷공간으로 향한 가너에게 정확하게 배달됐다. 가너는 이를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는데 먼 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은 후반 18분 히샬리송을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하며 중원에 힘을 더했다. 왼쪽 윙어였던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이동하며 토트넘 공격 선봉장으로 나섰다. 손흥민은 역습을 주도했다. 후반 20분 직접 공을 몰고 에버턴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까지 이동해 좌측에 침투하는 사르에게 좋은 패스를 전달했다. 사르는 수비 한 명을 달고 슈팅을 시도했는데,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아 수비에게 걸렸다.
에버턴은 쿨루셉스키의 예리한 공격을 픽포드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후반 30분 쿨루셉스키가 손흥민의 패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자 일대일 경합을 이겨내고 박스 안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다. 다만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픽포드의 단단한 선방을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에버턴의 압박이 토트넘을 위협했다. 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맥닐의 패스가 박스 중앙으로 진입하는 고메스에게 향했고, 고메스는 스킵을 앞에 두고 슈팅을 시도했는데 옆그물을 때렸다.
손흥민이 아쉬운 패스로 땅을 쳤다. 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았는데, 우측에 존슨에게 시도한 패스가 조금 먼 곳으로 전달됐다. 손흥민은 패스 이후 땅에 주저앉으며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에버턴이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후반 37분 코너킥에서 날카롭게 올라온 공이 박스 먼 쪽으로 흐르자 쇄도하던 고메스가 그대로 속도를 살려서 수비 사이로 낮고 빠른 정확한 슈팅을 시도했다. 고메스의 슈팅은 토트넘 골문 하단으로 정확하게 향하며 비카리오가 손쓰지 못하는 구석에 꽂혔다.
토트넘은 동점을 허용할 수 있었던 위기를 비카리오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넘겼다. 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단주마가 시도한 슈팅이 골문 먼 쪽으로 예리하게 날라갔는데,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공이 골문 안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했다. 후반 42분에도 단주마가 돌파로 쿨루셉스키와 포로를 뚫어냈지만, 로셀소의 마지막 태클에 걸리며 공격이 차단됐다.
에버턴은 후반 추가시간 절호의 기회를 날렸다. 단주마가 고메스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슈팅이 골문 앞에서 높게 뜨고 말았다. 단주마는 이어진 득점 기회에서도 맥닐의 패스를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대를 맞고, 비카리오를 맞으며 골라인을 완전히 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대1 승리로 마무리됐다.
▶손흥민 활약상
이날 경기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과 함께 기회창출 1회, 드리블 성공 3회, 경합 성공 5회 등 분전하며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팬들이 뽑은 경기 최우수선수(MOM)으로 선정되며 할약을 인정받았다.
평점에서도 활약이 드러났다. 통계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7.8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존슨(8.6점), 에메르송(8.6점)에 이은 팀 내 3위에 해당하는 평가였다. 소파스코어도 손흥민에게 평점 7.2점으로 에메르송, 존슨, 포로에 이어 4번째로 높은 평점을 줬다.
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도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부여하며 '매우 정교한 컨트롤로 공을 운반했다. 토트넘은 그가 득점하며 2-0을 만들자 궁극적으로 난공불락의 위치로 올려놨다'라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영국의 풋볼런던도 손흥민에게 7점을 줬는데 '통쾌한 슈팅으로 11번째 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후반 막판 패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을 날려버렸다'라고 평가했다. '90min'도 '마무리가 흐트러지고 공이 발밑에 꽤 걸렸지만, 결국 그의 득점이 결정적이었다'라고 칭찬했다.
▶주장 손흥민, 윙어-최전방 오가며 활약 여전
손흥민은 최근 윙어로 복귀해 활약 중이다. 지난 4라운드부터 활약하던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히샬리송에게 내주었고, 다시 본래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변신은 올 시즌 전반기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0골을 넣으며 토트넘 점력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케인의 이탈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시즌 개막 전까지 토트넘을 따라다녔다. 실제로 토트넘은 리그 개막 직후 무패 흐름을 이어갔음에도 3라운드까지 전방에서의 공격력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진하던 히샬리송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손흥민은 번리를 상대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부진을 날려버리는 쾌조의 스타트를 선보였다. 중앙에 자리한 손흥민이 강한 압박과 양쪽 측면을 오가는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손흥민은 번리전 당시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측면 공격수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후반전 두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이전 3라운드에서 득점이 없었던 아쉬움을 완벽히 날려버렸다.
손흥민은 팀이 실점할 때마다 곧바로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두 차례나 터트리며 아스널 원정에서 팀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도록 맹활약했다. 득점은 계속 이어졌다. 리버풀을 상대로 원톱으로 다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매디슨이 히샤를리송의 침투를 확인하고 패스를 건넸고, 히샤를리송이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이를 가볍게 돌려 놓으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손흥민은 자신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9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6골을 득점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후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해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꾸준한 전방 압박으로 팀 공격을 도왔다.
10월 초반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치른 풀럼전에서 다시금 득점 본능을 선보였다. 전반 36분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판더펜이 인터센트로 공을 뺏어낸 후 히샤를리송이 이를 박스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전달했다. 손흥민은 수비 사이에서 곧바로 뒤돌며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풀럼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히샤를리송은 지난 리버풀전에 이어 다시 한번 득점을 합작했다. 이어진 팰리스전에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0경기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이후 매디슨이 부상을 당하며 잠시 부진했지만, 맨시티전 1골 1도움, 뉴캐슬전 1골 2도움 활약으로 금방 다시 원래의 기량으로 돌아왔다. 이번 에버턴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올 시즌 쾌조의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갔다.
주장 첫 시즌임에도 리더십도 확실히 드러냈다.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해리 케인의 이적과 위고 요리스의 이적 가능성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채우고자 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1882년 창단된 토트넘의 41번째 주장이다. 그리고 유럽 대륙을 벗어난 국적 선수로는 첫 주장이다.
토트넘은 1882년 보비 버클이 첫 주장으로 선임된 것에 이어 잭 줄, 스탠리 브릭스 등 잉글랜드 선수들이 캡틴을 맡다가 1897년 웨일스 출신 잭 존스가 주장으로 낙점되면서 비잉글랜드 출신 첫 주장이 됐다. 하지만 영국 국적 외 선수들에게 왼팔뚝 완장을 허용한 것은 무려 132년이 지나서였다. 2014년까지 토트넘은 38명이 구단 주장으로 활약했는데 잉글랜드 26명, 스코틀랜드 7명, 웨일스 3명, 북아일랜드 2명 등으로 모두 영국 국적 선수들이었다. 그 만큼 영국 출신이 아니면 팀의 구심점이 되기 어려웠다는 뜻도 된다. 지난 2014년 프랑스 국가대표 유네스 카불을 주장으로 낙점하더니 2년 뒤 프랑스 국가대표 골키퍼 요리스에 캡틴을 맡겨 7년간 뛰게 했다. 그리고 손흥민이 비유럽 선수 최초 토트넘 주장이 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토트넘은 아시아 출신이 감독과 주장을 모두 맡는 신기원을 펼치게 됐다.
토트넘의 손흥민 주장 선임은 큰 호응을 얻었다. 2010년대 케인 다음 가는 토트넘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고 인성에서도 최고의 극찬을 받고 있어 토트넘 안팎에서 그를 주장으로 인정했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된 것은 큰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새 시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주장 선임에 대해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라커룸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초월한다"라며 "단지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이곳에서 그리고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경기들에서 성취한 것들 덕분이다"라고 기량과 인성, 리더십, 경력 면에서 손흥민이 주장으로 손색없음을 설명했다.
팀을 질책하고 다독이는 역할도 맡으며 팀의 방향을 올바르게 이끄는 데 기여했다. 손흥민은 애스턴빌라전 패배 이후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3경기 연속 패배는 분명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며, 팬들도 믿을 수 없겠지만, 다음 주말을 위한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주장으로서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경기를 풀어가면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 힘들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팬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어 "내 생각에는 특히 1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우리가 경기를 더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1대0 상황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조금 느리게 경기를 하기도 했고, 골을 내줬으며, 경기를 지연시키고, 템포를 잃기도 했다. 애스턴빌라에도 경기를 주도할 기회를 줬으며, 하프타임 전 세트피스에서도 오늘보다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팀이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을 때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맨시티전 무승부 이후에는 토트넘의 축구가 향하는 방향에 대해서 강조하며 반등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어려운 원정 경기장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안고 하는 자세와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식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후반전에는 우리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고생해서 다 같이 중요한 승점을 가장 어려운 곳에서 얻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1점이 올 시즌을 진행하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맨시티를 상대로 공격 축구를 감행하며 맞불을 놓은 점에 대해 "감독님이 이런 축구를 원한다"라고 밝힌 손흥민은 "잘 맞지 않았던 옷을 계속 오래 입고 있었는데, 이런 옷을 빨리 잘 입음으로서 팀이 좀 더 안정된 모습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식이 중요하고,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확실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지를 전했다.
이후 손흥민은 맨시티전 후 올 시즌 5번째 경기 최우수선수(MOTM)에 선정됐다. 팬들은 40.8퍼센트의 압도적인 지지로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선정했다. 영국 언론도 손흥민을 호평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8점을 주며 '그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의 골을 좋아했다. 전반에 멋진 득점, 패스를 했다. 자책골은 불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9점이지만, 불행한 자책골로 8점'이라고 했다. 이브닝스탠더드는 '손흥민은 선제골에서 눈부신 기술을 보여줬다. 맨시티 상대로 좋은 기록을 이어갔고, 동점골도 도왔다'라며 평점 8점으로 활약을 인정했다.
다만 이후 웨스트햄전에서 다시 한번 패배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주장 손흥민의 쓴소리도 다시 나왔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더 나은 팀인지 아닌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경기에서 졌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공격수들은 경기를 망치는 플레이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며 본인을 포함한 선수단의 쇄신을 강조했다.
뉴캐슬전 승리 후 손흥민은 "감독님이 오늘은 좀 다른 아이디어로 경기하길 원하셨고, 좀더 깊은 뒷공간으로 파고들어가길 원했고 더 퀄리티 있는 볼을 박스 안쪽으로 투입하려 노력했다.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는 정말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고 박스 안에선 나보다 더 나은 것 같다. 히샬리송은 오늘 그 자리에 적합한 스트라이커였다"라며 경기력과 함께 동료 히샬리송을 칭찬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뉴캐슬전 이후에는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선정한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BBC 축구 전문가 가스 크룩스는 16라운드 이주의 팀을 발표했는데 골키퍼는 알리송 베커(리버풀)가 자리했다. 수비는 마르코스 세네시(본머스)-토신 아다라비오요(풀럼)-밀로스 케르케스(본머스)가 뽑혔다. 미드필더는 루이스 쿡(본머스)-제임스 맥아티(셰필드 유나이티드)-베르나르도 실바(맨체스터 시티)-존 맥긴(아스톤 빌라)이 선정됐다. 손흥민은 공격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함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닉 솔랑케(본머스)가 공격진에 포함됐다.
크룩스는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 "이번 시즌 뉴캐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키어런 트리피어는 손흥민에 의해 분해되어 결국 교체됐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런 일은 단 한 순간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뉴캐슬은 올 시즌이 보통 시즌이 아니다. 토트넘은 올바르게 해낼 때는 훌륭하며, 뉴캐슬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칭찬했다. 뉴캐슬전을 지켜보던 기성용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열어 생동감 넘치는 현장 사진과 함께 "쏘니(손흥민 애칭) 온 파이어(On Fire·불타오르는)"라고 적으며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리그 10골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지난 2016~2017시즌부터 무려 8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했다. 해당 기록은 손흥민 포함 총 7명의 선수가 달성한 기록인데 손흥민과 함께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전부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엄청난 선수들이다. 전 동료 해리 케인을 포함해 티에리 앙리(아스널),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웨인 루니(맨유), 프랭크 램파드(첼시), 사디오 마네(리버풀) 등이 8년 연속 리그 10호골을 달성한 선수들이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4~2025시즌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다면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케인과 아구에로와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10시즌 연속 기록한 선수는 램파드가 있으며, 루니는 11시즌 연속 해당 기록을 이어간 바 있다. 손흥민은 EPL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4골 1도움에 그치며 분데스리가 복귀까지 고려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기록은 엄청난 발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첫 시즌을 인내한 손흥민은 다음 시즌 리그 14골을 시작으로 꾸준히 활약했고 2021~2022시즌에는 23골을 기록하며 골든 부츠(프리미어리그 득점왕)를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부진과 부상으로 10골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16라운드에서 10호골을 기록하며 다시 득점왕 페이스로 달리고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득점왕을 수상했을 당시와 비교될 만큼 엄청난 활약이다. 이미 리그 10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에 이어 득점 3위에 오르며 유력한 득점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부진을 이겨내고 토트넘 공격의 선봉장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스퍼스웹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시대 최다 도움을 기록하며 뉴캐슬전에서 역사를 만들었다. 지난 몇 주 동안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던 그는 뉴캐슬을 상대로 공격적이고 활력 넘치는 최고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는 뉴캐슬을 상대로 2개의 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그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는 의미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총 83개의 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종전 1위였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82개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또한 이미 해리 케인과 지미 그리브스에 이어 토트넘 역사상 3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스퍼스웹은 '손흥민은 확실히 쇠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그가 앞으로 4년 이상 토트넘에서 뛴다면 케인의 득점 기록도 깰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라며 손흥민의 엄청난 활약에 기대감을 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은 모든 면에서 엘리트다. 그가 경기를 마쳤을 때 그가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다. 그는 자기 경력 내내 측면에서 활약했지만, 골에 대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나는 그를 박스 안으로 투입했고, 그것이 그가 이미 9골을 넣은 이유다. 내 생각에는 손흥민은 오프사이드 득점 부문에서도 선두인 것 같다"라고 손흥민을 칭찬했다.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의 오프사이드 득점을 언급한 이유는 그가 지난 애스턴빌라전에서 무려 3번이나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든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포스테코글루는 이런 부분까지도 손흥민이 가진 강점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의 자질에 대해서도 "그는 뛰어나고, 매일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모범을 보인다. 그렇게 매번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나에게 영감을 준다"라며 손흥민의 태도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스널 레전드 데이비드 시먼도 손흥민의 활약에 칭찬을 쏟아냈다. 영국 TBR풋볼은 '시먼은 손흥민에게 깜짝 놀랐다'라며 시먼의 손흥민 칭찬을 조명했다. 시먼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는 오랜 라이벌 관계인 아스널의 레전드 골키퍼다. 시먼은 팟캐스트에 출연해 손흥민의 경기에 대해 "토트넘을 보면 손흥민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는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통제력도 뛰어나다. 반면 다르윈 누녜스를 보면 같은 페이스로 달리지만 컨트롤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라며 손흥민의 빠른 속도와 통제력, 결정력에 감탄했다. TBR풋볼은 '손흥민은 실제로 새 감독 밑에서 중앙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운명이 달라졌다. 손흥민은 팀의 승리를 원하지만, 자신의 어제 모습은 자랑스러울 것이다'라며 손흥민의 활약은 엄청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 뉴캐슬전부터는 왼쪽 윙어 포지션에 복귀해 전반에는 윙어를 후반 중반부터는 최전방 공격수로 한 경기에 두 가지 역할을 소화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기에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의 꾸준한 활약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팬들이 뽑은 토트넘 올해의 선수 손흥민, 재계약은 당연하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토트넘 핫스퍼 팬들이 선정한 2023년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해당 투표는 영국 최대의 스포츠 출판 기업 '리치스포츠'가 진행한 '팬이 뽑는 올해의 축구선수(Fan's Footballer Of The Year, FFOTY) 2023' 투표 결과로 토트넘에서는 손흥민이 1위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리치스포츠는 '손흥민은 2022~2023시즌 다사다난했다. 올해에는 새 감독 엔지 포스테코글루 밑에서 최고의 기량을 되찾았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뒤 케인의 공백을 메웠다. 주장 완장까지 차고 달라진 모습과 리더십을 보여주며 솔선수범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런 팬들의 평가에 힘입어 토트넘은 계약기간이 18개월가량 남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영국의 팀토크는 '토트넘 최고의 선수가 남은 선수 생활을 토트넘에 맡기는 거대한 계약을 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남은 선수 생활을 토트넘에 맡기고 싶어 하며 토트넘은 엄청난 급여 인상이 포함된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남은 선수 경력을 토트넘에서 보낼 수 있는 계약 연장에 서명하는 데 열중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현재뿐 아니라 토트넘의 장기적은 미래에도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계약 연장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9월부터 토트넘은 손흥민을 붙잡기 위한 재계약 계획에 돌입한 사실이 전해졌었다. 영국 언론은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새로운 장기 계약으로 묶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는 토트넘에서 9번째 시즌을 맞이했으며, 구단 역대 득점자 6위에 올라가 있다. 손흥민은 2025년까지 계약을 체결해 재계약할 수 있는 기간이 18개월 이상 남았지만, 토트넘은 그에게 연장 제안을 건네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라며 손흥민의 재계약 협상 소식을 전했었다.
협상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소식에 따르면 협상은 크리스마스까지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상이 몇 주 안에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라고 알려졌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서 손흥민 재계약 소식이 다시 등장하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손흥민 재계약에 가장 큰 이유로는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을 논의하기 전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어 했고,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재계약에 대한 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장 선임 전부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칭찬을 멈추지 않았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리더십을 여러 번 칭찬했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손흥민이 팀 내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대해서도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는 설명으로 손흥민이 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감탄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활약 중이었다. 손흥민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당시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결장하자 완장을 넘겨받았다. 한국은 손흥민의 리더십 아래 똘똘 뭉쳐 세계랭킹 1위 독일 물리치는 월드컵사 길이 남을 이변을 일으켰다. 손흥민 역시 후반 추가시간 주세종의 긴 패스를 넘겨받은 뒤 전력 질주해 골문 안으로 골을 꽂아넣고 한국의 2-0 완승 쐐기포를 작렬시켰다. 손흥민은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정식 주장이 됐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안면 골절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나와 한국의 월드컵 원정 대회 두 번째 16강을 이끌었다. 손흥민 역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70여m 폭풍 드리블을 선보이며 황희찬의 결승포를 어시스트하고 16강행 최고 도우미가 됐다.
외부의 관심도 토트넘을 불안하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이 있었다.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일부 매체들은 '사우디 구단들은 여러 이름을 더 노릴 것이다. 그들은 이미 임시 목록을 작성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손흥민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포함됐다'라며 손흥민의 내년 여름 중동 이적 가능성을 보도했다. 또한 '손흥민이 사우디 리그 알이티하드로부터 4년 동안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 수준의 연봉이 포함된 계약을 제안받았다. 손흥민은 2024년 사우디의 타깃이며,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2024년 여름 토트넘과의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며, 일부 보도에서는 한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를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주장한다'라며 구체적인 연봉 수준과 계획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프리시즌 당시 사우디 이적설을 일축하며 토트넘 잔류 의지를 드러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내가 (사우디에) 가고 싶었다면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축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돈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다"라며 꿈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이 올 시즌 이후 계약이 1년 가량 남는 상황이기에 손흥민의 발언에도 토트넘은 재계약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레알도 손흥민 영입을 검토했다. 스페인의 피차헤스는 '레알은 선수단 강화를 위해 주목하고 있는 이름 중 하나가 손흥민이다. 그는 토트넘의 진정한 아이콘이 되었다'라며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보여준 다재다능함은 그를 향후 레알이 이적시장에서 선수단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선호하는 선수로 만들었다. 레알은 한동안 손흥민의 행보를 예의주시했고, 그의 영입에 관심을 표해 구단 팬들을 기대하게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상당한 투자가 될 것이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이 영입에 기꺼이 청신호를 줄 수 있다. 경험 많고 재능이 뛰어난 손흥민은 레알의 스타들 사이에서 새로운 빛을 더할 수 있다. 아직 세부 사항은 대체로 루머이지만, 그가 레알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그의 존재는 팀에게 진정한 이벤트이자 퀄리티를 더하는 것이 될 예정이다'라고 가능성을 설명했다.
실제로 레알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주전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이후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 이적설이 있기는 했지만, 이적시장에서 호셀루를 영입하는데 그치며 최전방 무게감이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주드 벨링엄이 공격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며 활약 중이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호셀루 등 공격 자원의 다른 선수들이 부진하고 있으며,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퀄리티를 더해 줄 선수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당장 다음 시즌을 앞두고는 음바페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음바페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소화하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알려졌기에 스트라이커 보강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 중인 손흥민의 존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이 이번 재계약을 빠르게 추진하는데 있어서는 케인의 사례가 영향을 주기도 했다. 영국의 TBR풋볼은 '손흥민은 이제 계약 기간이 1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그와 새로운 계약을 확보하는 것은 1월 새로운 영입보다 중요할 수 있다'라며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12개월 남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손흥민은 매우 안정되고 행복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추측은 시작될 것이며, 유럽 빅클럽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며 현재 손흥민의 만족감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에 대한 빅클럽의 제안이 시작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처럼 18개월 전에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케인은 지난여름 바이에른 뮌헨의 구애를 받아 결국 이적했다. 토트넘은 이번 재계약을 통해 손흥민이 갑작스레 떠날 변수를 차단할 계획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이번 에버턴전 결승골 활약으로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가운데 토트넘에게는 손흥민을 잡아야 할 이유가 매 경기 늘어가고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