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함께 포스팅을 시작했는데 친구이자 아내의 오빠인 이정후는 6년간 1억13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행을 확정지었다.
이제 팬들의 눈은 '우승' 마무리 고우석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큰 소식은 없다. 야구계에선 시간과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정후는 일찌감치 구단에서 올해가 끝난 뒤 포스팅을 할 것을 얘기했고 그래서 스프링캠프부터 메이저리그 팀들의 이정후에 대한 관심이 컸다. 시즌 중에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정후의 경기를 지켜봤다. 스프링캠프 때 거의 매일 스카우트가 와서 이정후를 지켜봤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가 부상 이후 마지막 경기에 나선 지난 10월엔 피트 푸틸라 단장이 고척 스카이돔을 직접 찾아 경기를 지켜봤었다.
지난 5일 이정후와 고우석은 함께 포스팅이 됐었다. 그런데 이정후는 곧바로 여러 팀들이 몰려들었고, 몸값은 치솟았다. 현지 언론의 보도 때마다 예상 액수가 높아지더니 13일 6년간 1억13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15일엔 메디컬 체크 통과와 함께 공식 발표가 나왔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 이정후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 12일만에 벌어진 일이다.
고우석이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알려졌다. 올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었고, 고우석은 팀에 우승을 하면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외부에 밝힌 적이 없었다. 지난해 42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지만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15세이브에 그쳤다. 개인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우승을 차지했지만 구단에서는 포스팅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11월 14일 이정후와 함께 고우석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가 함께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고우석의 에이전트는 LG 구단에 포스팅을 공식 요청했고, 숙고 끝에 LG 구단은 최종 몸값에 대해 구단이 동의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허락했다. 팀에 중요한 마무리를 너무 헐값에는 보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빠르게 준비해 KBO에 서류를 넘겼고 KBO는 28일 고우석을 MLB 사무국에 포스팅을 요청했다. 그리고 MLB 사무국은 이정후와 함께 12월 5일에 포스팅 공시를 했다.
고우석의 포스팅 소식이 나오면서 미국 현지에서 고우석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나오기는 한다. 김광현이 뛰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며 고우석에 대한 관심을 가장 먼저 표했다. 더불어 일본의 마쓰이 유키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는데 일단 세인트루이스는 마쓰이에 대한 영입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있는 듯하다. MLB.com 마크 페인샌드 기자는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에 다섯 번이나 선정된 좌완 구원투수 마쓰이 유키가 목요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마쓰이는 라쿠텐에서 10년간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한 왼손 불펜 투수다.
세인트루이스는 마쓰이를 영입하더라도 1∼2명 정도의 불펜 투수를 더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고우석은 여전히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시애틀 언론에서도 고우석을 불펜 영입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고, 뉴욕 언론에서도 양키스의 영입 후보군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야구계에서는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큰 계약은 아니더라도 LG에서 허락할 수 있는 정도의 조건으로는 계약을 할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난이 있기 때문. 문제는 시간이라고 한다.
고우석은 자유계약선수가 아니라 포스팅으로 시간이 정해져있다. 내년 1월 4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한다. 문제는 구단들에겐 당장 영입해야할 선수들의 순서가 있다는 점이다. 팀에 주축이 될 선수를 먼저 데려온 뒤에 다른 선수들의 계약을 챙긴다.
고우석은 지난 2일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23 러브 기빙 페스티벌 위드 챔피언십'(LOVE Giving Festival with Championship) 행사에 참석했을 때 "포스팅을 신청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무조건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돌아오더라도 LG 트윈스에 남을 수 있다"면서 "포스팅을 통해서 갈수도 있고 안되더라도 내년에 FA로 또 도전할 수도 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고우석의 내년 둥지는 미국일까 LG일까. 결정의 시간은 이제 보름 정도 남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