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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섭 "하루 수입 3억, 15억 빚 갚고 母 12년 간병…父, 아웅산 테러 피해자" ('마이웨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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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마이웨이' 심현섭이 안타까운 가정사를 털어놨다.

17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개그맨 심현섭이 출연해 인생사를 고백했다.

90년대 공개 코미디의 아이콘 심현섭. 심현섭은 현재 돈까스집을 운영하며 지내고 있었다.

53세 싱글남 심현섭의 집도 공개됐다. 엄마랑 살 땐 일찍 돌아왔는데 혼자 있을 땐 일부러 주위 카페를 배회했다. 병원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이제 혼자 있기 싫은가 보다.

안방이 아닌 거실에서 잔다는 심현섭. 심현섭은 "어머니가 화장실 가다가 하도 넘어지셔서 제가 빨리 인기척을 듣기 위해 거실에서 잤다. 그 이후 습관이 됐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거실에서 자고 있다고.

어린 시절 유복하고 화목하게 자랐던 심현섭 가족. 심현섭은 부친 고 심성우 의원을 떠올렸다. 심현섭은 "11대 국회의원을 잠깐 하시다가 아웅 산 테러 사건으로 아웅 산 묘지에서 순국을 하셨다. 그 때 17명 중 한 명이고 그때 나이가 45살이었다"며 "제가 쫓기는 꿈을 꿨다. 눈을 떴는데 TV화면에 근조와 향이 올라오고 사망자 명단이 올라왔다. 근데 아버지 이름이 있더라. '이거 꿈인가?' 하는데 엄마가 왔다. TV를 보고 그대로 쓰러졌다"고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던 날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심현섭은 "아버지가 호탕하고 재밌으신 분이었다. 정치를 하려고 하셨던 분도 아니다. 운명이겠지만 참 안 됐다"며 "어머니가 참 많이 힘들었다. 그때부터 아프기 시작했을 거다. 우울증이 다 온다. 제가 알려지다 보니까 '개그맨 심현섭 어머니네? 그럼 남편이 그 분이네?' 이렇게 또 알려졌다. 그게 또 얼마나 스트레스였겠냐. 저 때문에"라고 털어놨다.

어머니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별 후 가정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는 지인에게 사기를 당했다. 90년대 당시 피해 금액만 15억. 이에 심현서은 개그맨이 된 후 모든 수입을 빚 갚는데 사용했다.

이후 빚은 모두 갚았지만 무려 12년 동안 어머니의 간병 생활을 했다. 심현섭은 "병원에 엄마가 계신 게 더 편했다. 집에 있으면 불안하다. 지금도 구급차 소리가 들리면 이명이 들린다. 하루에 두 번도 왔다"며 "솔직히 하루가 1년 같았다. 지나보니 2~3년이 1년 같다. 후회밖에 없다. 못했던 것만 생각난다"고 털어놨다.

심현섭은 꽃을 들고 부모님이 잠든 곳을 찾아갔다. 심현섭은 "이제 슬프고 그런 걸 떠나서 두 분이 만났으면 좋겠다. 참 다정해서 그 모습을 좋아했고 평생 어머니가 그 모습을 못 잊으셔서 두 분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심현섭은 "어머니는 참 정확했다. 5남매 도시락을 8찬씩 싼다. 하루에 도시락만 8~9개 싸신 거 같다"며 "당뇨가 생기셔서 당뇨식을 차려드려야 하는데 어머니가 굴비집을 가자더라. 당뇨도 있는데 저걸 왜 먹냐고 했다. 엄마를 위해서 그랬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 같다. 이렇게 떠나실 거 알았으면 그냥 갈 걸 그랬다"고 어머니에게 미안했던 기억을 털어놓기도.

하루 수입만 3억이었던 심현섭은 하루 아침에 방송가를 떠났다. 심현섭은 "소속사에서 방송사를 옮기라고 통보를 했다. 그래서 나왔더니 집단 탈퇴를 주동했다고, 돈 많이 준다고 버린 배신자가 됐다. 다른 사람들은 반박 기사도 냈겠지만 나는 '다 무마 되겠지' 해서 앞만 봤다. 근데 1년도 못 있었다"며 "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자다가도 경기 일으켜서 깨고 조울증,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어머니의 기다림이었다. 심현섭은 "어머니가 45세에 아버지를 잃고 웃음도 잃었는데 세월이 흘려 99년부터 웃음을 찾으셨다. 내가 안 나오는 데도 '개콘'을 보고 계신다"고 털어놨다.

배우 심혜진은 심현섭의 고모뻘이었다. 이에 두 사람은 데뷔 후 고모로 호칭을 정리했다고. 심혜진은 "심씨는 일면식이 없어도 일가라는 걸 안다. 항렬만 얘기하면 다 안다"고 밝혔다.

심혜진은 심현섭이 어머니를 잃은 후 자신의 리조트에 심현섭을 위한 방까지 내줬다고. 심혜진은 "저도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안다. 저 같은 경우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사니까 괜찮지만 계속 혼자지 않냐. 볼 때마다 장가를 빨리 보내야겠다 싶었다. 마음이 짠하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