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타자 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9).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들더니, 이번 오프 시즌에 또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 역대 최고 계약을 했다. 총액 5억달러 전망이 나왔을 때도 반신반의했는데, 평균 연봉이 7000만달러까지 올라갔다.
그는 2021년에 9승을 올리고 46홈런-100타점, 2023년에 10승을 거두고 44홈런-95타점을 기록했다. 두 번 모두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가 됐다. 지난 시즌엔 규정 이닝과 규정 타석을 동시에 채우고 15승, 34홈런-95타점을 올렸다.
다른 차원에서 날아온 '슈퍼 히어로' 같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 이동, 내년엔 타자로만 나간다. 지난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아 투수는 1년 휴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를 외야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LA 에인절스에선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2019년에도 오타니는 오른쪽 팔꿈치 수술 여파로 타자로만 나섰다. 그해 6월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일본인 선수 최초로 사이클 히트를 달성했다. 9월 초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될 때까지 106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 110안타, 18홈런, 6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을 기록했다.
2019년은 2년차, 메이저리그 적응기였다. 팀을 옮겨 시작하는 2024년, 7년차 시즌이 궁금하다.
타자로만 나서는 오타니는 홈런을 몇 개나 칠 수 있을까.
구리야마 히데키 전 일본야구대표팀 감독(62)과 포수 '레전드' 후루타 야쓰야 전 야쿠르트 스왈로즈 감독(58), 원조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43)가 16일 일본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4년 오타니를 전망했다.
구리야마 전 감독은 "오타니에게 투수, 타자로 나가는 건 일상이다. 한쪽만 하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라며 걱정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투타를 병행한 오타니다. 다른 선수들에겐 불가능한 '이도류'가 그에겐 자연스럽다.
구리야마 전 감독은 "타자만 하다 보면 쓸데 없는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타니가 내년에 74홈런, 2025년에 89개를 때릴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홈런 역사까지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다.
200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던 배리 본즈가 친 73홈런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오타니는 올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구리야마 전 감독은 니혼햄 사령탑으로 오타니의 '이도류'를 적극 지원한 스승이다. 오타니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에 합류시켜 우승을 이끌었다.
후루타 전 감독은 냉정하게 바라봤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전체 162경기 중 100경기 출전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시즌에 타자로 25홈런, 2025년엔 투타를 겸해 15승-60홈런을 예상했다. 2025년에 세 번째 MVP 수상을 전망했다.
마쓰자카는 2024년 30홈런-100타점, 2025년 15승-55홈런-130타점을 예상했다.
다저스의 안방 다저스타디움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다저스 소속으로 50홈런을 때린 선수가 없다. 2001년 숀 그린의 49개가 최다 기록이다. 45개 이상도 그린을 포함해 3명 뿐이다.
오타니가 내년에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른다면, 역대 4번째 양 리그 홈런왕이 된다. 지금까지 연속으로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