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조광래 대표이사가 대구FC와 동행을 이어간다.
13일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대표가 홍준표 대구시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이미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라고 전했다. 14일 오전 이사회에서 조 대표의 임기 연장안이 통과되며, 최종 절차까지 마무리됐다. 이로써 대구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조 대표는 2027년 3월까지 대구를 이끌게 됐다.
조 대표는 선수로, 감독으로, 그리고 행정가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린 유일한 축구인이다. 현역시절에는 '컴퓨터 링커'로 불리며 포항제철, 대우 로얄즈 등에서 활약했다. 대표 선수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나서는 등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 출전)에도 가입했다. 1987년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한 조 대표는 2000년 안양LG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자로도 꽃을 피웠다. 이어 경남FC에서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릴 정도로 탁월한 육성 능력을 과시했고, 능력을 인정받아 2010년 A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당시 조 대표가 강조한 전술 축구는 '만화 축구'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수뇌부와 갈등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야인생활을 하던 조 대표는 행정가로 변신, 축구인생 3막을 열었다. 2014년 9월 대구의 대표이사 겸 단장으로 부임했다. 조 대표는 K리그의 대표적인 약체였던 대구를 180도 바꿔 놓았다. 특유의 안목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 육성하며 팀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16년 K리그1으로 승격 시킨 것을 비롯해, 2018년에는 팀 창단 첫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2021년에는 리그 3위에 올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섰다.
조 대표의 최대 치적은 역시 DGB대구은행파크 건립이었다. 전용구장을 짓기 위해 오랜 기간 대구시를 설득한 조 대표는 권영진 전 시장과 의기투합해, DGB대구은행파크를 만들었다. 2019년 오픈한 DGB대구은행파크는 단숨에 대구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전용구장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DGB대구은행파크는 매 경기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 시즌에도 단일 시즌 최다인 11번의 매진에 성공하는 등 야구 도시로 불렸던 대구는 단숨에 축구 도시로 옷을 갈아입었다.
조 대표의 재계약으로 대구는 향후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세징야, 에드가 등 핵심 자원들의 노쇠화로 인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대구의 재정적 자립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