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후안 소토가 "에이전트에게 물어보라"며 쏟아지는 연장계약 질문을 일찌감치 차단했다.
소토는 13일(한국시각) 영상을 통해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 문제를 놓고 어디에 전화하고 누구에게 얘기할 건지 모르는 사람이 있나. 나는 그저 야구만 하려고 이곳에 왔다"며 밝혔다. 양키스와 연장계약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ESPN은 '2024년 시즌 후 FA가 되는 소토는 양키스에 남을 것인지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을 받게 될텐데, 그에게는 야구에 집중하는 게 4억달러 계약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것보다 쉬울 것'이라고 전했다.
소토는 "6년 동안 그 같은 일을 겪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보라스가 내 에이전트다. 모든 걸 그에게 맡겼으니 그에게 조언을 구하면 된다. 내 마음은 야구에 집중하며 우승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장계약과 관련한 일은 신경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소토는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할 때부터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뒤, 그리고 이번에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계약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러나 보라스만 앞세울 뿐 자신의 생각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양키스가 소토를 영입한 것은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다. 양키스는 올해 82승8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치며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를 받지 못했다.
공격력이 형편없었다. 양키스는 올시즌 30개팀 중 팀 타율(0.227) 29위, 팀 OPS(0.701) 25위, 경기당 득점(4.15) 25위 등 공격력이 바닥권을 헤맸다. 득점의 경우 2022년(4.98)과 비교해 20%나 감소했다. 경기 당 1점 가까이 점수를 덜 냈다는 얘기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샌디에이고가 소토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자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에 뛰어들어 한 달간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지난 7일 2대5 트레이드로 결실을 봤다. 양키스는 소토와 함께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도 영입했다. 대신 마이클 킹, 랜디 바스케스, 쟈니 브리토, 드류 소프 등 젊은 선발투수들을 대거 내주고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까지 보냈다.
그만큼 소토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소토는 현존 최고의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21세기의 테드 윌리엄스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8년 19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9년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7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3(27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 OPS 1.178을 마크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ESPN은 '출루 능력을 놓고 테드 윌리엄스와 비교하면 사람들의 높은 기대치를 완벽하게 채우는 것은 아니지만, 2019년 첫 풀타임 시즌 이후 소토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없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리그 평균보다 208득점을 더 생산해냈다. 프레디 프리먼과 애런 저지가 189득점으로 이 부문 공동 2위다. 그는 3년 연속 볼넷 부문 전체 1위, 6년 연속 출루율 4할 이상을 마크했다'고 했다.
양키스는 또한 소토가 양키스타디움에서 더 많은 홈런을 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홈 펫코파크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소토는 지난해 35홈런 중 홈에서 불과 12개 밖에 못 쳤다. 양키스타디움은 우측 펜스가 상대적으로 짧다.
소토는 "알다시피 뉴욕 야구장은 실제로 짧다. 하지만 난 분명히 내가 해오던 타격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홈런을 치기 위해 일부러 타격폼을 바꾸거나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양키스는 소토를 얻기 위해 미래의 주력 투수 4명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소토와 반드시 연장계약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ESPN은 '양키스는 최근 타자 시장에서 거물급들을 외면했다. 브라이스 하퍼, 매니 마차도, 올해 오타니 쇼헤이가 그들'이라며 '소토의 나이와 능력을 감안하면 마이크 트라웃의 4억2650만달러 계약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토는 지난해 7월 워싱턴이 제안한 15년 4억4000만달러 계약을 거절한 뒤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보라스는 최소 5억달러 이상을 노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