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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풀고 29년만에 우승 이끈 '효자'가 구단 첫 외국인 황금장갑까지 품었다. 29년만에 1루수 골든글러브 LG에 반환 시킨 오스틴[GG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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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효자 중에 효자로 거듭났다. LG 외국인 선수 역사상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새겼다.

오스틴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시작된 이후 LG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오스틴이 처음이다.

최근 지난 2년 동안 LG가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우승을 놓치면서 '외국인 타자 저주'에 걸렸던 상황에서 LG 유니폼을 입은 오스틴은 FA로 한화 이글스로 떠난 채은성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효자 용병'으로 LG의 우승을 이끌었다.

오스틴은 올시즌 LG의 4번 타자를 맡아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3리, 163안타(4위), 23홈런(3위), 95타점(3위),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5경기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3차전에선 3회초 'LG 킬러'로 군림했던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으로부터 선제 스리런포를 날렸고, 5-7로 뒤진 9회초 2사 1루에서는 볼넷을 골라 나가 오지환에게 찬스를 이어줘 멋진 역전 스리런포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게다가 골든글러브의 한까지 풀어줬다. LG의 1루수 골든글러브 마지막 수상자는 1994년 한대화였다. 오스틴이 29년만에 우승과 함께 1루수 골든글러브도 29년만에 되찾게 해줬다.

거포들과 쟁쟁했다. KT 위즈의 박병호와 두산 베어스 양석환이 오스틴과 황금장갑을 놓고 다퉜다. 박병호는 타율 2할8푼3리에 18홈런 87타점을 기록했고, 양석환은 타율 2할8푼1리에 21홈런 89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개인 성적이나 팀 기여도 등에서 오스틴이 우위였고, 투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오스틴은 총 투표수 291표 중 271표를 받아 득표율 93.1%로 1위에 올랐다. 박병호가 12표, 양석환이 8표에 그쳤다.

대리 수상을 한 홍창기는 오스틴이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 오스틴은 "영광이고 우승과 함께여서 더 특별한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그리고 아내 사라없이는 해낼 수 없었다. LG 트윈스를 대표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벌써 2024년이 궁금하다. 연말 잘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우승을 만든 외국인 타자를 LG가 놓칠리 없었다. LG는 빠르게 재계약 협상에 나섰고 우승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11월 17일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올해 총액이 70만 달러였으니 거의 두배가 오른 셈이다. 삼성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