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연경이 지치니 연승이 끊겼다, 못 도망간 1위 턱밑까지 쫓긴다

by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매 경기 완벽한 컨디션일 수는 없다. 하지만 김연경이 주춤하자 연승이 멈췄다.

흥국생명은 개막 초반부터 1위를 질주 중이다. 최근에는 무려 9연승을 달렸다. 계속 이겨서 최종 성적표는 승리지만, 세트별로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세터 포지션에 대한 고민 역시 계속된다.

9일 홈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3라운드 맞대결 패배가 최근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다. 흥국생명의 득점 루트는 뚜렷하다. '쌍포'라 불리는 김연경과 옐레나에게 공격이 집중되고, 이들이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따내며 승리 확률을 높인다. 결국 두사람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인데, 알아도 쉽지 않다. 워낙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1,2라운드 맞대결에서 셧아웃 완패를 연속으로 당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도 "방법은 아는데 실제로 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GS칼텍스를 다시 만난 흥국생명은 내내 고전했다. 1세트 후반부터 옐레나와 김연경의 컨디션이 살아나면서 2세트를 수월하게 땄지만, 이후 3,4세트를 연거푸 내줬다. 3세트에서 듀스 접전 끝에 2연속 수비 실패로 패한 후 4세트는 추격 의지마저 꺾인 상태로 승리를 헌납했다. 10연승 실패. 패배를 모르던 흥국생명의 연승이 끊긴 패배였다.

이날 김연경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꾸준히 팀의 공격을 리드하던 김연경이지만, 그 역시 매 경기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18득점은 올렸지만, 평소와 비교해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있는 상황이었다. 김연경마저 지치니 흥국생명은 나머지 동력을 잃고 그대로 패했다. 1세트에 레이나를 투입했지만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고, 초반 열세가 결국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결국 옐레나나 김연경이 지칠 때는 다른 선수들이 받쳐줄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이 흥국생명의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약점인 셈이다.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오늘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블로킹과 수비에서 놓치는 게 많았고, 수비와 공격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멘털적인 부분에서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김수지도 목에 담이 와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어느덧 2위 현대건설이 턱 밑까지 추격했다. 흥국생명이 추가 승점을 따내지 못하면서 현대건설과 승점 1점 차이로 격차가 줄었다. 쉼 없이 이겼고, 이제 겨우 개막 후 2패(12승)째를 기록했지만 멀리 달아나지 못한 셈이다. 흥국생명의 선두 수성, 시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