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다시 한 번 정관장 악몽에 울어야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8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정관장과의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대3(23-25, 25-22, 16-25, 19-25)으로 패했다.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패배로 시즌 7연패 늪에 빠졌고, 창단 후 처음으로 정관장을 이기는 데도 또 실패했다. 정관장전 15전패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2승12패 최하위. 정관장은 직전 IBK기업은행전 2대3 석패 아픔을 털어내고 6승8패 승점 20점이 되며 다시 중위권 싸움에 불을 붙였다.
경기를 앞두고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전은 항상 부담스럽다.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과거는 의미가 없다.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선수들에게 1점, 1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고 했다.
1세트 초반 페퍼저축은행이 힘을 냈다. 홈에서 무조건 연패를 끊겠다는 듯, 초반 6-2까지 앞서나갔다. 하지만 그 리드를 살리지 못하고 11-12 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최고 연봉' 주포 박정아의 부진이 뼈아팠다. 계속되는 불안한 리시브에, 공격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25-23 정관장의 승리. 다른 선수들은 제 몫을 했는데 박정아가 1득점에 그쳤다.
2세트는 변수가 있었다. 초반 점수차가 5-10까지 벌어지며 페퍼저축은행이 무너지는 듯 했다. 여기에 박정아가 동료와 충돌하며 오른 어깨를 부여잡았다. 그런데 박정아가 빠지고 박은서가 투입되며 오히려 경기가 풀렸다. 그리고 15-18로 밀리던 상황에서 세터 박사랑이 서브권을 가지며 반전이 일어났다. 서브 득점 포함, 박사랑 서브 때 연속 5득점이 나오며 페퍼저축은행이 경기를 뒤집었다. 그렇게 2세트를 따냈다.
3세트는 정관장이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듯 초반부터 힘을 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2세트 잘해주던 박은서가 공-수에서 흔들리며 힘겨운 싸움을 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어떻게든 따라가보려 애썼지만, 정관정은 메가-지아 쌍포가 너무 강했다.
4세트 페퍼저축은행이 마지막 힘을 짜내며 다시 한 번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조용했던 페퍼저축은행 캡틴 이한비가 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고비 때마다 메가의 강력한 스파이크가 터졌다. 그리고 정관장의 정호영-박은진 쌍돛대가 높이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정관장은 메가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을 올리며 이날의 MVP가 됐다. 지아도 19득점으로 제 몫을 했고 정호영의 16득점, 박은진의 9득점도 매우 값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이 21득점으로 분투한 가운데 박정아가 부상으로 2득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이후 경기에 복귀하지 못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