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 동작이잖아! 규정상 (더블컨택이)아니잖아!"
경기 도중 보기드문 노호성이 터져나왔다. 응원 소리가 잦아들며 조용해진 체육관에 거친 분노가 쏟아졌다.
6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
GS칼텍스가 7-5로 앞선 상황.기업은행 표승주의 서브로 랠리가 시작됐고, GS칼텍스 유서연의 공격을 기업은행이 받아냈다. 이어 황민경의 스파이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GS칼텍스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유서연의 공격 당시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던 폰푼의 더블컨택을 지적하고 나섰다.
느린 그림을 보면 폰푼의 블로킹을 뚫고 들어간 공이 최정민의 팔에 맞고, 다시 폰푼에게로 떨어졌다. 어깨에 맞고 흘러내린 공은 폰푼이 들어올린 팔에 맞고 떠올랐고, 다음 상황으로 이어졌다.
폰푼에게 2번 연속 맞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배구 규정상 더블컨택이 이뤄지는 동작이 한번에 이뤄졌다면(한 동작) 더블 컨택이 아니다.
폰푼은 펄쩍 뛰었지만, 이날 비디오판독을 맡은 차영민 부심과 방신봉 경기위원, 정유연 심판위원은 긴 판독 끝에 더블 컨택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벤치는 발끈했다. 김호철 감독은 "한 동작이잖아!"라며 펄펄 뛰었다. 그는 "심판 강습에서도 한 동작에서 (두번)맞으면 더블 컨택이 아니라고 한다. 규정상 (더블 컨택이)아니다"라며 항의를 이어갔다. 이영택, 안준찬 코치 역시 "전에 얘기한 거랑 다르지 않나. 왜 룰을 바꾸나. 경기 마다 룰을 바꾸면 어떡하냐"라며 분노를 토해냈다.
경기위원 측은 "따닥, 더블 컨택이 맞다", "두번째로 치는 동작이 있었다. 나중에 (영상을)보시라"고 코치진을 거듭 말렸다.
결국 기업은행 벤치의 항의는 김호철 감독에게 경고가 주어진 뒤에야 끝났다.
김호철 감독은 4세트 12-9로 앞선 상황에서도 다시금 비디오판독을 제기하고 나섰다. GS칼텍스 김지원의 백토스가 네트 상단에서 이뤄져 후위경기자 반칙이라는 것. 하지만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네트 밑에서 이뤄졌다"고 소리높여 반박했고, 경기위원들 역시 GS칼텍스의 손을 들어줬다.
김 감독은 지난 정관장전에서도 3세트 도중 '수비 성공'의 기준에 대해 "(공 밑에)손가락이 보이는 게 기준이라고 하지 않았나. 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규정이 왜 이랬다저랬다 하나"라며 경기위원 측에 따지고 들었다. 당시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영택 수석코치가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0-2로 뒤지던 기업은행은 3~5세트를 내리 승리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도 기업은행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대1로 잡고 승리를 따냈다. 7승7패, 승점 19점으로 정관장(승점 17점)을 제치고 4위로 도약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호철 감독은 "보기 나름인 것 같다. 물론 투 터치지만, 우린 한동작이라서 더블 컨택이 아니라고 봤다. 심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며 아쉬운 속내를 토로했다.
화성=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