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가 보러왔어요!"
V리그가 새롭게 도입한 아시아쿼터 외인. 시즌초 이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른 이름이 있다.
'히잡 열풍'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메가(메가왓티 퍼터위)다. 단신 선수가 대부분인 다른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달리 1m85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시원시원한 스파이크가 돋보인다.
배구는 인도네시아에서 메이저스포츠가 아니다. 반면 V리그는 아시아에선 손꼽히는 '빅리그'다. 그런데 메가가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1라운드에서 MVP를 차지할 만큼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배구 변방' 인도네시아가 뜨겁게 달아오를만 하다.
덕분에 메가의 소속팀 정관장은 예상치 못했던 '메가 효과'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우선 '메가트론(트랜스포머의 등장인물)', '메가스톰' 등 메가를 주목하는 수식어가 잇따라 등장하며 이소영 영입 당시 못지 않은 관심이 집중됐다. 홈구장 충무체육관은 연일 인도네시아 팬들로 붐빈다. 구단 유튜브 등 SNS 역시 유의미한 조회수 증가가 있었다.
아시아쿼터는 V리그가 국내 시장을 탈피해 아시아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기대하며 도입한 제도다. 배구계가 바랐던 V리그 흥행의 바로미터, 긍정적 이슈창출을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메가다.
선수의 인성도 좋다. 합숙 문화에도 쉽게 적응해 선수들과 구김살 없이 어우러지고,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주도한 맹연습에도 잘 따랐다.
팀을 이끄는 에이스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적지 않은 공격 부담에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경기에 임한다.
다만 인도네시아 팬들이 한국 배구 응원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있었다. 홈과 원정으로 나뉘어진 예매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원정 응원석에서 정관장을 응원하는가 하면, 응원석에서 깃발을 흔들어 주변 관객의 시야를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
'배구황제' 김연경의 흥국생명과 맞대결을 펼친 지난 21일에도 많은 인도네시아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유튜브 '코리아 레오밋(Korea Reomit)'을 운영중인 장한솔씨의 도움으로 이야기를 나눈 이들은 "세종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사실 (인도네시아에 있을 땐)메가에 대해선 잘 몰랐다. 한국에 와서 메가라는 선수를 알게 됐다"면서 "김연경은 당연히 알고 있다. 메가가 김연경과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고 설렌다"는 속내를 전했다.
정관장 측은 올바른 응원문화를 계도하는 한편 계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유도하고자 노력중이다. 정관장이 2라운드 들어 4연패를 하며 다소 주춤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