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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싶지 않아?" 명장→김연경 이어진 채찍질, '각성' 부른 한마디 [대전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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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희들, 이기고 싶지 않아?"

3세트를 마쳤을 때 세트스코어는 1대2. 앞서 1라운드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긴 상대의 높이가 만만치 않았다. 양팀 주포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3세트에서도 패배를 맛봤다.

이때 사령탑의 한마디가 선수들의 머리에 천둥처럼 떨어졌다. 흥국생명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지난 역스윕 패배에 대한 복수심마저 타오른듯 했다. 오히려 이기고 있던 정관장 선수들이 움찔했다.

'기싸움'의 결과는 대역전극. 흥국생명은 21일 정관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 역전승을 거두고 6연승을 질주했다. 반면 정관장은 4연패에 빠졌다.

마르셀로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팀이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경기력의 업다운이 너무 심하다. 업일 때는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도 옐레나가 살아났고, 클러치에서 김연경의 존재감은 역시나 돋보였다. 이원정의 볼배급에도 나날이 탄력이 붙고 있다. 김해란의 빈자리를 메운 도수빈에 대해서도 아본단자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라며 기뻐했다.

이날 12득점 4블록으로 활약한 이주아에 대해선 "정말 잠재력이 큰 선수다.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배구를 할 수 있다"면서 "그걸 스스로 깨닫는게 중요하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힘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세트 서브 범실 후 이주아를 교체한 뒤 벼락처럼 지적을 쏟아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더 많이 이야기할 거다. 계속 밀어붙여야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만난 이주아는 "미리 준비한 코스에 넣는 서브였는데 실수를 했다. 뒤통수가 따가울 정도였다"며 웃었다. 이어 이주아에 대한 아본단자 감독의 평을 들려주자 "감독님은 항상 '더 에너지 있게 하라'고 밀어붙이신다. 그 열정을 선수들이 못 따라간다.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3세트 지고나서 (김)연경 언니가 항상 하는 말을 했다. '해보자, 할수 있다', 감독님도 '너희들, 이기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하셨다. 순간 '그래! 무조건 이겨야지!'하는 마음으로 4세트에 들어갔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4~5세트 정관장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무너졌고, 5세트 14-9에서 마지막 블로킹은 이주아의 몫이었다.

이주아는 "언니들이 너무 잘한다"며 혀를 내두른 뒤 "목표는 우승이다. 당연히 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