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김연경의 흥국생명에게 올시즌 패배를 안긴 유일한 팀. 하지만 '배구황제'의 복수전은 화려했다.
흥국생명은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3-25, 25-17, 21-25, 25-19, 15-9)로 승리했다.
3367장 티켓을 매진시킨 배구팬들의 열기를 한층 뜨겁게 달군 열전이었다.
정관장의 '캡틴' 이소영(12득점)은 2라운드 시작과 함께 복귀했다.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날 1세트에 시즌 첫 득점을 올렸고, 총 12득점을 올리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김연경의 존재감을 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블로킹 위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어때리며 빈 곳을 공략했다. 옐레나의 고공 강타도 연신 불을 뿜었다. 메가-지아(이상 19득점) 외인 쌍포 외에 이소영-박은진(11득점)-정호영(14득점)으로 이어진 정관장 공격진도 분전했지만, 마지막 한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정관장은 1라운드를 3위로 마쳤지만 2라운드 시작과 함께 3연패를 당한 상황. 1라운드 당시 흥국생명을 상대로 역스윕(패패승승승) 패배를 안긴 메가의 '히잡 돌풍'은 주춤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그 패배 이후 각성한듯 5연승을 내달리며 리그 선두다.
경기전 만난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배구에는 단독 드리블이 없다. 패배는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다. 오늘 경기가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속내를 전했다. 마르셀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번엔 중요한 순간 집중력이 흐려진게 아쉬웠다. 지난 패배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1세트 내내 일진일퇴의 공방이 벌어쳤다. 흥국생명은 초반 리드를 내줬지만, 이주아와 김연경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격에 나섰다. 23-23까지 따라붙었지만, 이소영과 메가를 막지 못해 첫 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2세트 들어 반격에 성공했다. 옐레나(27득점)-김연경이 맹공을 펼치며 8-5, 12-7, 17-12로 순식간에 상대를 압도했다.
3세트에는 양팀 공격수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초반 리드를 잡은 정관장의 승리. 하지만 흥국생명도 옐레나의 파워가 살아나고, 김연경이 클러치 순간을 책임지며 4세트를 따냈다.
마지막 세트는 말그대로 김연경이 지배했다. 코트 전방위 시야를 내려다보며 잇따라 상대 코트를 갈라놓았다. 뒷선에서도 연신 어려운 디그를 따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주아의 서브에이스와 속공, 옐레나의 한방까지 곁들여지며 9-2, 11-5로 승리를 향해 돌진했다.
정관장은 리시브와 서브에서 잇따라 범실을 쏟아냈다. 마지막 순간 메가가 힘을 내며 9-13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순간 이주아(12득점)가 메가를 가로막으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