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한국)가 2년 연속 글로벌 정상에 올랐다.
LCK를 대표하는 T1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LPL(중국)의 웨이보 게이밍을 간단히 3대0으로 제압하며 역대 4번째이자 지난 2016년 이후 7년만에 또 다시 롤드컵 제패를 달성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한 T1은 홈팬들에게 '소환사의 컵'을 안기며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또 LCK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그리고 역대 13차례의 롤드컵에서 8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 리그임을 입증했다.
LCK뿐 아니라 T1으로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우승이라 할 수 있다. LCK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4강에 3개팀을 진출시켰지만, 올해는 LPL의 거센 반격에 밀려 T1 1개팀만 4강에 오르는 초라한 결과에 그쳤다.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에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이기에 출전한 LCK 4개팀 모두 의욕이 넘쳤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스위스 스테이지(16강)에서 그리고 젠지와 KT 롤스터는 각각 8강에서 중국의 빌리빌리 게이밍과 징동 게이밍에 패하며 여정을 마쳤다.
반면 중국은 3개팀을 4강에 올리며 T1을 압박했다. 홈 그라운드에서 자칫 중국에 세계 최강 자리를 넘겨줄 위기 상황, 하지만 역시 T1은 '난세의 영웅'이었다.
T1은 지난 12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강 징동전에서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3대1로 승리, 우승의 가장 큰 고비를 넘기며 2년 연속 결승 무대를 밟았다. 특히 징동의 경우 올 시즌 LPL의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모두 제패한 중국 최강팀으로,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도 T1을 4강전에서 3대2로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 롤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이미 징동을 넘어 섰기에, 이날 웨이보는 우승에 별다른 걸림돌이 아니었다.
1세트에서 '오너' 문현준이 6킬, '제우스' 최우제가 5킬 등 상체 라인업에서 완벽한 우세를 바탕으로 30분만에 상대의 넥서스를 파괴한 T1은 2세트에서도 두 선수가 모두 5킬씩을 따내는 등 역시 상체의 힘으로 킬 스코어 14-1을 기록, 29분여만에 압승을 완성시켰다.
최종 3세트에서 최우제, 문현준과 함께 T1의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페이커' 이상혁이 경기 중반 트리플 킬을 올리는 등 완벽하게 전장을 지배하며 25분여만에 역대 4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롤드컵 개최를 기념해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16일부터 19일까지 '월드 팬 페스트 2023'을 열었다. 서울시와 연계된 게임 및 e스포츠 행사와 함께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콘서트와 더불어 19일 결승전에는 1만여명의 팬들이 함께 한 가운데 T1 응원전까지 펼쳐지면서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고척돔=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