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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골프 논란' Sh수협은행, 실적 개선 뒤엔 '어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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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적 개선으로 주목받고 있는 Sh수협은행(이하 수협은행)이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어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한창인 때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평일 근무시간에 골프를 빈번히 쳤다는 점, 어업인 대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 등이 드러나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이어진 것.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지난달 20일과 25일 국회에 불려가 고개를 숙였다.

이와 관련 '수협은행이 실적에만 매달리고 어업인 지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적절한 시기 '골프 논란'…3년전과 '데자뷰'?

수협은행은 지난해 강신숙 행장 취임 이후 수익 다변화 및 실적 개선과 지주사 전환 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2023년 3분기 경영실적 결산 결과(잠정)에서는 3분기 누적 세전당기순이익 28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10.3%(262억원) 증가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목표로 한 올해 순익 3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1'으로 한단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감에서 지적받은 일련의 문제들이 이같은 성과의 '그늘'로 비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골프 논란'이 또다시 국감에 등장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국민의힘)이 수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수협은행 보유 골프회원권 이용현황'에 따르면, 수협은행을 포함한 수협 임직원들은 최근 3년간 총 561차례, 그 중 307차례는 평일에 '마케팅, 고객유치'라는 명분으로 골프장을 찾았다. 지난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7월 1일~8월 31일에도 골프장을 총 18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협 내부행사 개최현황'에 따르면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 강신숙 수협은행장을 비롯한 임원 15명은 지난 5월 일과시간에 수협중앙회 청사 인근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명분은 '임원체육대회'였지만, 상황과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와 자원감소로 인한 어업생산량 감소·연근해어업 100만톤 붕괴 등 어촌소멸 위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겹치며 우리 어민들과 수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민을 대표하는 기관에서 골프에만 열중했다"고 질책했다.

수협은행의 '부적절한 골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국감에서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태풍 여파로 어업인들이 어려움을 겪은 시기에 수협은행 임직원들의 잦은 골프장 방문이 지적됐다. 당시 해수부 공무원이 피살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던 9월 해당 주말에도 수협은행장이 골프장을 두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질타를 받은 바 있다.

▶ 어민에게 이익 돌려준다더니…중도상환수수료 '부당 부과'

어업인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금융 지원이 목적인 수협은행의 설립 취지와 어긋난 부분들도 논란이 됐다.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는 수협은행에서 지난 7년(2017년~2023년 9월)간 취급한 대출액 총 240조 7561억원 중 비어업인 대출은 85%인 205조 7687억원에 달하는 반면, 어업인 대출은 14.5%인 34조 9874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부실대출로 발생한 손실액 2441억원 중 비어업인 대출로 인한 손실액이 94%인 2305억원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협은행의 대출이 비어업인에게 더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비어업인 대출 손실은 2017년 659건에서 2021년 3025건으로 3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주 의원은 강신숙 수협은행장에게 이같은 대출 문제는 물론, 어업인들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질책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강 행장은 "2019년 12월부터 어업인 대상 중도상환수수료 전액 면제하기로 해 약간 4년간 5억원 이상을 면제했는데, 일부 업무 착오로 약 7700만원 정도가 지급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안에 수수료 반환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수협은행의 '수도권 집중'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점 127개 중 87개(69%)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서울에 45%인 57개가 몰려있다는 것. 어업인들이 많은 비수도권 지점은 부산 12개, 경남 3개, 전남 3개, 충남 1개 등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적한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어업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비수도권에 대한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어업인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다'는 본연의 설립 목적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은행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이 수협은행의 최근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실적 개선을 통해 어업인 지원을 확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어업인들이 대출에서 홀대받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면서, "고성장의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