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만전 설욕을 꿈꾸는 류중일호의 앞을 빗줄기가 가로막을까.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근교 샤오싱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이 열린다.
전날 일본-대만전은 6회 강우콜드로 일본이 2대0 승리를 따냈다. 결승전 당일인 이날도 새벽부터 항저우에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샤오싱 근처 호텔에서 체류중이다. KBO는 "샤오싱은 오전중 비가 그쳤고, 오후에는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고 알렸다.
다만 전날부터 내린 비로 인한 그라운드 상태는 예상하기 어렵다.
중국은 아시안게임 7연속 4강에 빛나는 대륙내 야구 강국이지만, 한국 일본 대만에 비하면 야구 불모지에 가깝다. 자국 프로리그도 없다.
베이징올림픽 때 김경문호가 금메달을 땄던 야구장은 대회 종료와 함께 해체, 철거됐다. 반면 샤오싱시의 입장은 다르다. 새로 지어진 두 면의 야구장에 향후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도 유치하고, 향후 중국 야구 발전의 요람이 되길 꿈꾼다.
하지만 샤오싱 야구장의 건설 과정 역시 얼마나 전문적인 인력이 투입됐을지는 미지수다. 관리가 편한 인조잔디를 깐 이유이기도 하다. 자칫 폭우라도 쏟아질 경우 그라운드내 배수시스템이 한국이나 일본의 신축구장들과 비슷하리란 보장은 없다. 다만 대회 조직위는 "비가 오는 날에도 흙이 씻겨내려가지 않는 야구장"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클리닝타임 때 그라운드 정비 역시 자원봉사자들이 맡았다. 한 베이스당 무려 5명씩, 총 25명+@의 인원이 나와 흙을 정돈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이들에게 KBO리그 10개 구단 구장관리팀 같은 전문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만약 이날 경기가 날씨나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될 경우, 예비일은 단 하루다. 바로 8일 오전이다.
8일 오후에는 폐회식이 열린다. 그전까지 종목별 메달 집계는 모두 끝나야한다. 야구 종목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7일 결승전이 우천으로 연기될 경우 8일 낮경기로 치러질 전망.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3차전이었던 태국전 이후 4경기 연속 낮경기를 치르게 된다. 대회 개막 후 줄곧 저녁 경기만 해온 대만보다 유리할지도 모르지만, 이는 나중 문제다. 한국 선수들 역시 낮보다는 저녁 경기가 몸에 익은게 사실이다.
만약 8일 낮에도 경기를 할 수 없는 날씨면 어떻게 딜까. 대회 요강에 따르면 8일까지도 순위를 가리지 못할 경우 타이브레이크시 규정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야구는 슈퍼라운드를 기준으로 동룔시 승자승, 동률팀간 TQB, 자책점, TQB 순으로 금메달이 수여된다. 현재로선 승패와 승자승 모두 1위인 대만이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다.
2승 1패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5일 일본을 2-0으로, 6일 중국을 8-1로 꺾고 금메달 결정전에 올랐다. 투수들은 4실점한 대만전을 빼면 꾸준히 안정감을 보여줬다. 타선은 기복이 있었지만 태국에 17-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더니 복병으로 떠오른 중국 상대로도 8점을 뽑았다.
야구 대표팀은 전날 중국전 승리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류중일 감독과 선수들은 "결승까지 정말 어렵게 왔다. 두번 당하지 않겠다"며 대만에게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날씨의 도움이 필요하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