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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배려+꿈이 담긴 골프 축제, '호스트' 최경주의 바람 "프로 자존심+좋은 성적 다짐 갖게 하고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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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성기를 떠올리긴 어려운 경기력. 하지만 '호스트' 최경주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최경주는 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 동, 서 코스(파72·7232야드)에서 펼쳐진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우승상금 12억5000만원) 2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4오버파 76타를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 4개로 4오버파 76타를 쳤던 최경주는 중간합계 8오버파 152타로 공동 80권이다.

최경주는 둘째 날 일정을 마친 뒤 "대회 개막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티샷이 관건인 대회였다. 아이언샷을 핀 근처에 붙이는 것이 중요한 대회라고 본다. 1, 2라운드 핀 포지션은 까다로웠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퍼트를 할 때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마치 'US오픈'에 출전한 것 같았다. 오랜만에 힘든 경기를 했지만 행복했다"고 1~2라운드를 돌아봤다. 이어 "다시 한번 느끼지만 '우리도 이렇게 코스 세팅을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스코어에 관계없이 기뻤다. 한국 최고의 선수인 이형준, 허인회 선수와 함께 경기해 보람차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국내 대회에서 '최경주가 출전하면 코스 세팅 수준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최경주는 "사실 골프장에 이렇게 러프를 길게 길러달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웃은 뒤 "하지만 정말 잘 해 주셨다. 아마 골프장은 내장객들에게 불만도 받았을 것이다. 현재 이 곳의 러프 길이는 샤프트의 무게가 가벼우면 공을 빼지 못할 것이다. 페럼클럽의 뚝심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또 "코스가 어렵고 러프가 길다고 아마추어들이 해당 골프장을 기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추어들도 이러한 코스에서 라운드를 한다면 프로 선수들의 언더파가 정말 값진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며 "현재 이 코스에서 아마추어가 경기를 했을 경우 기존 평균 스코어보다 10~15타 정도는 더 나올 것이다. 프로 선수들의 기량이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는 골프 산업과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 코스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상이다. 단지 우리가 평상시에 접하지 못할 뿐"이라며 "해외투어에서 주관하는 대회 또는 해외투어와 공동 주관 대회에서는 우리가 흔히 경험하지 못하는 코스일 것이다. 그러한 코스에서 경기해보지 않으면 선수들은 당황한다. 아시안투어나 DP투어, PGA투어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이러한 코스에서 경기를 하면서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경우는 일본, 아시안투어, 유럽을 거쳐 PGA투어에 진출했다. 막상 PGA투어에 가보니 잘 안 됐다"며 "까다로운 코스 정복을 위해 선수들은 다양한 구질과 공략법을 연구해야 성장한다. 인내심도 배워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이러한 코스에서 경기를 하면서 현 주소도 깨달을 것이다. 또한 경기를 풀어 나가면서 그 만큼의 보상과 함께 성취감도 갖게 될 것이다. 평소 라운드와 다르게 난도 높은 코스에서 압박감을 갖고 경기하면 실력이 상승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라면 본인의 꿈을 향해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투어, 일본투어, DP월드투어든 본인의 기량에 맞는 곳을 찾아 선택하고 그 곳에서 계속 도전해야 한다. 그러면서 더 큰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며 "나 역시 PGA투어를 최종 목표를 세운 뒤 다양한 투어에서 도전했다. 개인적으로 아시안투어 무대에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이후 PGA투어까지 진출하게 됐다. 목표가 분명하다면 계속 부딪히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출전 선수 전원 참가비 지원 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에게도 식사를 제공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경주가 전복 900마리를 직접 공수해 선수들에 지원하기도.

최경주는 "1999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잭 니클라우스로부터 초청을 받아 출전하게 됐다. 당시 아무도 나를 몰랐다. 잭 니클라우스는 나를 직접 초청했으니 이름과 아시아에서 왔고 일본에서 잘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시안투어에서 뛴 경험이 있던 선수들은 안면이 있었지만 출전 선수들의 90%는 날 몰랐다"며 "하지만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모든 선수들을 환대해 줬다는 것이다. 이름이 새겨진 컵 등 선물도 푸짐하게 줬고 가족, 매니저, 트레이너들에게 다 식사를 제공했다. 또한 모든 것을 다 호스트가 책임지고 진행한다. 이런 걸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도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좋은 기억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정말 초대받고 싶은 대회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골프장, 주최사 등의 도움도 컸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점점 더 멋진 대회로 발전할 것이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프로로서 자존심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다짐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내년에는 PGA투어 대회에 더 많이 나가려고 한다. 11월 시즌이 끝나면 유연성 향상에 중점을 주며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며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면 더 잘하고 싶다. 예전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그림을 찾고 싶다. 선수 생활을 멋있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일단 '소니오픈' 출전을 위해 편지를 작성해 놨다. 만약 출전할 수 있다면 하와이에서 '소니오픈'에 이어 PGA 챔피언스투어 개막전까지 2주 연속 대회에 나서게 된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