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야구의 사상 첫 중국전 패배. 비록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충격은 적지 않다. 류중일호의 결승행에도 또다른 변수가 생겼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3일 열린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중국이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조 1위를 확정했다. 중국은 조 1위로, 일본은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B조 2위인 한국은 5일 일본, 6일 중국과 슈퍼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일본은 전원 사회인 야구 선수로 꾸려진 대표팀을 꾸렸다. '사회인 야구 선수'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실업팀이다. 큰 기업들이 운영하는 야구단 소속 선수들이고 엘리트 선수 출신도 상당수 있다. 일본은 사회인 리그의 규모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사회인 야구 선수 가운데 20대 초반 유망주들은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프로가 되는 일도 잦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의 수준은 KBO리그 2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WBC 우승을 차지했던 '사무라이 재팬' A대표팀에는 못미치지만 기본적으로 투수들의 제구력, 야수들의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는 않다.
그러나 그런 일본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중국에 패한 것은 충격이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 야구 대표팀을 꺾는 것은 사상 최초"라며 흥분했다.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이기며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일본 내에서는 사회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다. 취재 열기도 매우 낮다. 그러나 일본 야구가 중국 야구에 졌다는 것은 굴욕이며 충격이다.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이시이 쇼오 감독은 중국전 패배 후 '사무라이 재팬' 인터뷰에서 "중국의 투수진이 좋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 타자들이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아쉽지만 상대방을 칭찬하고 싶다. 중국 투수들이 굉장히 집중력이 높고 훌륭했다"며 상대 마운드 공략에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이날 1실점을 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일본의 선발 투수 모리타 야는 "쓸데 없는 볼넷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중국의 예상밖 선전은 우승이 목표인 한국 대표팀에게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됐다. 중국 투수들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라오스에 15대0 승리, 필리핀에 2대0 승리를 거뒀고 일본에게도 9이닝 영봉승을 해냈다. 물론 라오스,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실력 차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중국의 투수들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만, 한국, 일본의 금메달 3파전이 예상됐었는데 중국의 선전이 또다른 변수를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 중국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그리고 대만이 중국을 이기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일본도 좌완, 우완 투수 중에 한명씩 실력이 빼어난 투수들이 있고 전반적으로 전력이 괜찮다"며 일본을 슈퍼라운드 최대 난적으로 예상했는데 중국까지 만만치 않은 마운드를 가동하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중국전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일단 2경기를 모두 이겨야 그 다음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