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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의 성장 솔루션] 성장호르몬 주사, 아프지 않게 효과는 배로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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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홍철이(가명) 엄마는 고심 끝에 아이에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기로 결심했다.

고민을 한 지는 오래됐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결정을 못 하다 이왕 맞히려면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맞히는 것이 효과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혔다.

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치료에 필요한 여러 검사를 마치고 드디어 주사제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에게 직접 주사를 놓는 게 생각보다 떨리는 일이었다. 엄마가 주사기를 들고 긴장하니 아이도 덩달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크게 심호흡으로 하고 주사를 놓았는데, 아이가 움찔하며 아파한다. 매일 이렇게 주사를 놓아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앞이 캄캄하다.

사실 아무리 성장호르몬 주사가 사용하기 편하고, 주사할 때 통증이 거의 없다고 해도 2~3년 동안 매일 주사를 놓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려면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주사 사용법을 잘 익혀두고, 통증을 최대한 줄여주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우선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주사를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 투약 간격을 정확히 지켜야 성장호르몬 주사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사를 놓는 시간은 언제든 상관없지만 잠자기 전에 놓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잠잘 때 성장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므로 자기 전에 주사를 놓으면 효과가 배가된다.

주사를 놓을 때는 주사기를 최대한 천천히 눌러야 한다. 빨리 끝내려는 마음에 빨리 누르면 더 아플 수 있다. 주사를 놓으면서 아이에게 말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대화를 하다 보면 분위기가 전환돼 주사에 대한 생각을 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매일 다른 부위에 주사를 놓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부위에 연달아 주사를 맞으면 당연히 아플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부위는 복부, 팔 바깥쪽, 허벅지 앞쪽, 엉덩이 등인데,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주사를 놓아야 아이가 덜 아프다. 주사를 놓을 때는 이전에 주사했던 부위에서 최소 2~3㎝ 떨어진 곳에 주사해야 안전하다.

복부에 주사할 때는 배꼽을 중심으로 위아래 5㎝, 좌우 10㎝의 타원형 부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벨트나 바지의 고무밴드가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부위도 주사를 놓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주사를 맞은 부위가 압박을 받으면 통증이 오래가고 불편할 수 있다.

주사가 가능한 부위를 돌아가며 주사를 놓다 보면 아이에 따라 편하게 맞는 부위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부위가 있다. 어떤 아이는 팔이나 복부에 맞을 때는 괜찮았다가 엉덩이와 허벅지는 아파하고, 반대로 엉덩이와 허벅지는 수월하게 맞는데, 팔이나 복부를 맞을 때는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의 반응을 잘 살펴두면 주사를 놓을 때 도움이 된다. 아이가 아파했던 부위에 주사를 놓을 때 좀 더 안 아프게 노력한다든가, 아파하는 부위에 주사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의사, 부모, 아이가 한마음이 되어 뛰어야 하는 마라톤과도 같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배려해야 하는데, 특히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이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아이가 감당해야 하는 두려움을 잘 읽어주면서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도움말=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