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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프리뷰]'공한증은 계속되어야 한다' 황선홍호, '홈 텃세+짜요+부담감' 이겨내고 중국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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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중전'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황선홍호'가 적지에서 홈팀 중국 축구를 만난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중국을 격파해야 준결승에 오른다.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경기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9시(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중국과 격돌한다. 이 경기서 승리할 경우 한국은 준결승전(4일 오후 9시)에서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전 승자와 만나게 된다.

우리 선수들에게 이번 중국전 미션은 간단명료하다. 단 하나 승리하는 것 뿐이다. 질 경우 대회가 종료된다. 승리 방정식은 복잡할 수 있지만 결과물은 이기거나 아니면 지는 것이다. 객관적인 지표는 모든 면에서 한국이 앞선다. 정상적으로 경기가 풀린다면 한국이 4강에 오르는 게 맞다. 그렇지만 모든 게 전력이 우세한 쪽으로 술술 풀리는 건 아니다. 강팀이 고전하는 축구 토너먼트 경기가 국제 대회에서 종종 나온다. 황선홍호는 경기 내용 면에서 힘겨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으면 된다. 이번 한중전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매치다. 경험이 풍부한 황선홍 감독은 태극전사들에게 반드시 이 부분을 거듭 강조했을 것이다.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갈 중국을 넘지 못하면 그 다음이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전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싸워야 한다. 4강전은 중국을 잡고 생각해도 충분하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 지난 네 경기서 이렇다할 큰 고비가 없었다. 예상 외로 술술 잘 풀렸다.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9대0) 태국(4대0) 바레인(3대0)을 박살냈고, 토너먼트 첫 16강서 키르기스스탄을 5대1로 초토화시켰다. 네 경기서 총 21골을 넣었고, 단 1실점했다. 한국 선수들이 네 경기서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과 골결정력을 보여준 건 박수받아 마땅하다. 상대가 기본 전력에서 약한 걸 인정하더라도 우리 전사들이 훌륭하게 경기를 풀어냈고, 또 결과도 잘 챙겼다. 키르기스스탄전 실점 장면에서 나온 수비 실수를 빼곤 흠잡을 데가 거의 없었다.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 연계, 골결정력 등에서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네 경기를 잘 했으니까, 이번 중국전도 문제 없을 거야'라는 안일한 전망은 절대 금물이다. 역대 수많은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팀은 꼭 한두 번의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강력한 전력을 갖춘 세계적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같은 특급 스타들이 즐비한 팀들도 대회 우승으로 가는 길은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늘 긴장의 끈을 조이며 빈틈을 보이면 안 된다.

중국 23세 이하 대표팀은 우리에게 까다로울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들도 한국 못지 않게 지난 네 경기를 잘 치렀다. 조별리그에서 인도(5대1) 미얀마(4대0)를 잡았고, 방글라데시(0대0)와 비겼다. 그리고 16강전서 카타르를 1대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총 10득점-1실점했다. 공격의 폭발력과 다양성은 우리 태극전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수비라인은 나쁘지 않다. 중국 선수들은 신체 조건이 좋다. 세트피스에서 강한 편이고, 거친 플레이를 즐긴다. 중국이 한국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기는 어렵다. 결국 '선수비 후역습'으로 맞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촘촘한 밀집수비 후 빠른 역습, 또는 세트피스에서 한방을 노린 후 수비로 걸어잠글 수 있다. 한국은 지난 6월 사전 답사 차원에서 치른 중국과의 두 차례 원정 친선경기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당시 중국은 전투를 방불케하는 거친 수비를 펼쳤고 일부 태극전사들은 다치기도 했다. 홈팬들의 전폭적인 "짜요" 응원을 등에 업고 싸울 중국 선수들은 이번에도 한국 선수들을 거칠게 다룰 가능성이 높다.

우리 축구팬들에게 한중전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키워드가 바로 '공한증'이다. 과거 중국 축구는 한국에 지독할 정도로 약했다. 반대로 한국은 중국에 절대적으로 강했다. 중국만 만나면 승리의 기운이 강했다. 역대전적을 보면 23세 이하 대표팀간 성적에서 한국이 17전 12승3무2패이고, A대표팀 간에서도 36전 22승12무2패로 크게 앞서 있다. 그렇지만 이런 역대전적은 숫자일 뿐이다. 언제라도 역대전적에서 약자가 강자를 잡을 수 있는 게 축구다. 따라서 '공한증'은 태극전사들에게 참고 자료일 뿐이다. 절대 상대를 얕볼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하면 안 된다.

황선홍 감독은 중국 상대로 최강의 베스트11을 내보낼 것이다. 그는 지난 6월 중국전 승리시, 천성훈 양현준 정호연 송민규 고영준 김봉수 황재원 이태석 이재익 이한범 이광연을 선발로 내보냈다. 그 선발 라인업과 이번은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황 감독은 앞선 키르기스스탄전서 박재용 정우영 백승호 엄원상 이강인 정호연 황재원 설영우 김태현 박진섭 이광연을 선발로 썼다. 정우영의 이번 대회 컨디션은 절정이다. 그의 골감각은 매우 날카롭다. 백승호는 주장이고, 이강인은 에이스다. 수비의 핵 박진섭, 골키퍼 이광연은 사실상 붙박이다. 조영욱 고영준 홍현석도 감각이 살아있다. 이들은 선발, 조커 다 소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연속 우승까지 이제 8강, 4강, 결승 세 경기 남았다. 그 첫번째 관문인 중국전은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다. 우리에게 불리한 홈 이점, 홈 팬들의 응원 등이 있지만 그건 변명거리가 안 된다. 실력으로 중국을 타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한국의 이번 대회 전적

한국 9-0 쿠웨이트(조별리그 1차전)

한국 4-0 태국(조별리그 2차전)

한국 3-0 바레인(조별리그 3차전)

한국 5-1 키르기스스탄(16강)

◇중국의 이번 대회 전적

중국 5-1 인도(조별리그 1차전)

중국 4-0 미얀마(조별리그 2차전)

중국 0-0 방글라데시(조별리그 3차전)

중국 1-0 카타르(16강)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 대진 및 일정(1일)

▶오후 4시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오후 8시30분 이란-홍콩

▶오후 8시30분 일본-북한

▶오후 9시 한국-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