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나성범에 이어 최형우마저 시즌 아웃이다.
20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과연 5위 싸움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KIA의 4번 타자 최형우가 전력 질주를 하다가 1루에서 넘어지며 괘골 골절상을 당했다. 25일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정확한 부상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지만 X레이 1차 검진 상으론 쇄골 골절 소견이 나왔다.
최형우는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0-1로 뒤진 7회말 2루수 내야안타를 친 뒤 KT 1루수 박병호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왼쪽 어깨를 그라운드에 부딪혔다. 심한 통증을 호소해 구급차가 경기장내로 들어와 최형우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2회말 첫 타석에서 2루수앞 땅볼,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안타를 기록했던 최형우은 0-1로 뒤진 7회말 상대 선발 고영표와 세번째 대결을 펼쳤다. 초구 체인지업을 보낸 최형우는 2구째 136㎞의 가운데 직구를 받아쳤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타구를 수비 시프트로 우측 외야쪽으로 있던 2루수 박경수가 점프해 잡는 듯 했으나 공이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박경수가 빠르게 공을 잡고 1루로 던지려고 했고, 1루수 박병호가 수비하러 나와 있다가 공을 받기 위해 1루로 급히 돌아가고 있었다. 박병호는 박경수가 던지는 공을 바라보면서 뒷걸음질 치며 오른발로 1루를 밟으려고 했다.
이때 전력질주로 달려온 최형우가 이를 보고 1루를 밟으며 박병호의 발을 보고 피하기 위해 점프를 했다.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오른쪽 발이 박병호의 오른발과 걸리고 말았고 최형우는 중심을 잃고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이때 왼쪽 어깨로 떨어지는 바람에 큰 충격이 왔다.
빠르게 구급 요원들이 그라운드로 진입했고, 구급차도 출동했다. 한참 지난 뒤 최형우가 일어나서 스스로 구급차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후 X레이 촬영 소견이 나왔는데 왼쪽 쇄골 골절로 나왔다. 2대3으로 패한 경기보다 최형우의 골절 소식으로 분위기가 더 침통해졌다.
나성범이 지난 19일 LG전서 3루로 태그업을 하다가 우측 햄스트링 손상으로 시즌아웃된지 5일만에 최형우마저 부상으로 빠지게 되는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팀 공격력의 약화가 눈에 보일 정도다. 나성범은 58경기만 뛰고도 타율 3할6푼6리(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을 기록했고, 최형우는 부상전까지 121경기서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을 올렸다
나성범과 최형우는 합쳐서 35개의 홈런과 138타점을 합착했다. KIA의 팀 홈런이 91개이니 둘이 전체 팀 홈런의 38.5%를 차지하고 있었고, 둘의 타점도 전체(586타점)의 23.5%나 차지하고 있었다.
걱정을 안할 수가 없다. KIA는 나성범 이탈 후인 21일 한화전(8대14 패)서 8점을 뽑긴 했지만 이후 KT 위즈와의 3연전서 2대1, 1대4, 2대3을 기록했다. 단 5점을 뽑는데 그쳤다. 나성범에 이어 최형우까지 빠지면서 중심타선의 약화는 불보듯 뻔한 일.
사실상 SSG와 5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장타력을 해결해줄 영웅이 나올 수 있을까.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