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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첫 출전+35분' 한국, '이한범-백승호-고영준 연속골' 바레인 3-0 격파 '3전승 퍼펙트 조1위+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진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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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선홍호가 3전승, 완벽하게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30분 중국 저장성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이한범(미트윌란)-백승호(전북 현대)-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의 연속골을 묶어 3대0으로 이겼다. 일찌감치 조1위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연승에 성공했다. 3경기에 15득점-무실점이라는 완벽한 내용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퍼즐' 이강인(PSG)이 황선홍호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 35분을 소화하며 분위기를 맛봤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여러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며, 향후 활약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쿠웨이트, 태국전에서 뛰지 못한 송민규도 후반 교체투입돼 감각을 익혔다. 송민규는 부상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앞선 두 경기를 결장했다. 황선홍호는 비로소 완전체가 되며, 이제 진짜 무대인 토너먼트에 나선다. 황선홍호는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황선홍호는 대회 전 '음주 논란'을 일으키며 대표 자격이 없는 이상민의 발탁,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의 겹치기 선수 차출 문제, 이강인 차출 및 부상 등 여러 논란으로 고생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며 기대 이상의 순항을 보여주고 있다.

황선홍호는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첫 경기부터 화력이 불을 뿜었다. 19일 열린 쿠웨이트와의 1차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해트트릭과 조영욱(김천 상무)의 멀티골을 앞세워 9대0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산뜻한 출발을 보이며, 한국 선수단에 기를 불어넣었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던 첫 경기, 한국은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하며,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우려가 컸던 황선홍호는 선수들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고, 전술적으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대 뒷공간을 끊임없이 공략하며,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전방부터 과감한 압박이 돋보였다.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전 대승을 통해 아시안게임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황 감독은 최정예로 라인업을 꾸렸다. 4-2-3-1 카드를 내세웠다. 조영욱(김천상무)가 원톱에 섰다. 2선에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고영준(포항 스틸러스)-엄원상(울산 현대)이 자리했다. 중원에는 '캡틴' 백승호(전북 현대)와 정호연(광주FC)이 포진했다. 포백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박진섭(전북)-이한범(미트윌란)-황재원(대구FC)이 이뤘다. 골문은 이광연(강원FC)이 지켰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설영우(울산)는 A대표 유럽 원정 여파로 벤치에 앉았다.

한국은 3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해결사는 정우영이었다. 정우영이 조영욱과 2대1 패스를 시도했다. 수비가 걷어내려 했지만 정우영이 적극적으로 볼을 잡았다. 골키퍼와 맞선 정우영은 침착하게 마무리에 성공했다. 19분 추가골이 나왔다. 엄원상이 침투하는 순간, 백승호가 절묘한 침투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의 왼발슛은 골키퍼를 맞고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어 흐른 볼을 조영욱이 잡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2골차 리드가 아쉽다고 느껴지던 전반 막판, 골폭풍이 터졌다. 43분 '캡틴' 백승호가 환상적인 프리킥까지 성공시켰다. 절묘한 공간으로,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들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상대 실수를 틈타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고영준이 완벽한 스루패스를 보냈고, 정우영이 뛰어들며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4-0이 되자, 쿠웨이트는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후반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3분 또 다시 추가골이 터졌다. 또 다시 정우영이었다. 후방에서 뛰어드는 엄원상을 향해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은 오른쪽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컷백을 시도했다. 조영욱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흐른 볼을 정우영이 밀어넣었다. 정우영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6분에는 엄원상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조영욱이 상대 수비라인을 유도하며, 침투하던 엄원상에게 스루패스를 보냈다. 엄원상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슛을 시도했고, 골키퍼 옆을 지나며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또 다시 한골을 추가했다. 28분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침착한 왼발슛을 시도했다. 볼은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영욱의 멀티골이었다. 다양한 선수와 조합 등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또 한골을 추가했다. 35분 한국이 환상적인 볼돌리기 이후 설영우가 왼쪽 측면을 멋지게 침투했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보냈고, 교체투입된 박재용(전북)이 슬라이딩으로 마무리했다. 종료 직전에는 안재준(부천FC)까지 골맛을 봤다. 후방에서 온 볼을 잘 잡아둔 뒤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9대0으로 끝이 났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첫 경기였다.

두번째 경기에서도 골폭죽이 이어졌다. 21일 태국과의 2차전에서도 4대0으로 승리했다. 쿠웨이트전 해트트릭 영웅 정우영(슈투트가르트)뿐 아니라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안재준, 2경기에서 3개의 도움을 기록한 고영준(포항) 등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폼'을 끌어올린 점도 호재였다. 황 감독은 1차전 대비 필드플레이어 절반(5명)을 바꿨다. 이틀 간격의 빡빡한 일정을 고려한 로테이션. 4-1-4-1 포메이션에서 박재용이 원톱으로 나섰고 엄원상 홍현석(헨트) 고영준 안재준이 2선에 위치했다. 주장 백승호가 3선을 지켰다. 황재원 박진섭 이재익(이랜드) 설영우가 포백을 맡았고, 이광연이 골문을 지켰다. 이날 오후 항저우에 입성한 이강인(PSG)은 휴식차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15분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좌측에서 공을 잡은 고영준이 문전을 향해 날카롭게 크로스를 찔렀고, 이를 홍현석이 헤더로 받아넣었다. 5분 뒤인 20분, 추가골이 터졌다. 골문 앞에서 박재용이 내준 공을 안재준이 침착한 슛으로 밀어넣었다. 2부리그 공격수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박재용과 안재준이 득점을 합작했다. 안재준은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뽐냈다. 한국의 기세는 무서웠다. 39분 3번째 골이 터졌다. 고영준의 침투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박스 안 우측 좁은 각도에서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쿠웨이트전에서 1도움을 올린 고영준은 2경기만에 도움수를 3개로 늘리며 플레이메이커의 역량을 뽐냈다.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이재익이 강한 왼발슛으로 차넣으며 전반은 한국이 4-0으로 앞선채 끝났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강인은 한국의 골이 터질 때 주위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눴다.

황 감독은 후반 초반 와일드카드 박진섭 백승호를 불러들였다. 엄원상도 뺐다.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정우영 정호연 김태현 등이 투입됐다. 후반 초반 수비 실수로 '첫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005년생 공격수 부라파의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재정비한 한국은 다시 5번째 골 사냥에 나섰다. 안재준의 로빙슛은 골키퍼 손에 걸렸고, 쿠웨이트전 해트트릭 영웅 정우영의 감아차기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박재용의 헤더는 골키퍼에 막혔다. 고영준을 대신해 투입된 조영욱은 후반 35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으나, 골문 구석을 노린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40분 설영우가 빠지고 박규현이 투입됐다. 마지막까지 몰아치던 한국은 추가골 없이 경기를 4대0 스코어로 끝마쳤다.

한국은 2연승, 13골-무실점, 완벽한 레이스로 경우의 수 없이 조1위 16강을 확정지었다. 여유를 갖고 바레인전에 나섰다. 모든 눈과 귀는 이강인에게 쏠렸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의 키플레이어였다. 황 감독도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의 소속팀인 PSG와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명단에 포함시켰다. 황 감독은 지난달 1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과 계속해서 교감해왔다.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는 굉장히 강하다. PSG로 이적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앞으로 조율은 진행돼야 한다. 9월 4일 '완전체'로 소집할 예정이다. 9월 12일까지의 A매치 기간은 의무 차출이라 문제가 없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9월 19일)까지 남는 기간은 구단에서 허락하지 않는다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가 와야 하는 상황이다. 대회 기간의 협조 요청은 어느 정도 끝난 상황이지만, 애매하게 걸린 6일간의 시간을 풀어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PSG의 답변은 빠르게 돌아오지 않았다. 황 감독은 초조함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강인이와 같이 한 지 1년이 넘었다. 훌륭한 선수지만, 팀원들과의 조합이나 포지셔닝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기에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여러 상황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지만, 빠른 합류에 대한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회 전 합류하면 좋겠지만, 여러 상황으로는 최소한 첫 경기가 임박해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이강인은 부상으로 신음했다. PSG는 지난달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요일 메디컬 업데이트는 이강인에게 집중 된다. 이강인이 왼쪽 대퇴 사두근 부위를 다쳤다. 9월 A매치가 끝날때까지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언론 역시 이강인의 부상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레퀴프는 '랑스와의 3라운드를 앞두고 PSG에 이강인 부상이라는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고 했다.

PSG 입성 후 벌써 두번째 부상이다. 이강인은 7월22일 르아브브AC와의 비공개 친선경기에 선발출전해, 부상으로 쓰러졌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이강인은 전반 43분 오른 햄스트링을 부여잡았다. 결국 교체아웃됐다. 프랑스 언론 RMC스포츠가 '이강인이 PSG에서 멋진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템포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이강인은 공격에서 동료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허벅지 통증을 느꼈다. 교체로 물러났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곧바로 이어진 동아시아 투어에 합류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훈련도 거의 하지 못했다. 일본 투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회복에 주력했던 이강인은 한국 투어에서 마침내 복귀전을 치렀다. 이강인은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후반 22분 교체투입돼 20분 남짓 활약했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음을 알렸다. 네이마르의 이적, 음바페의 복귀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 이강인은 PSG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개막전부터 출전했다. 이강인은 로리앙과의 개막전에 선발출전해, 맹활약을 펼쳤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강인은 경기에 나선 PSG 선수 중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경기 후 리그1 사무국이 선정한 로리앙전 '더플레이어'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진 툴루즈전에서도 나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는 없었고, 오히려 선발 공격진 중 최저점을 받았다. 측면 공격수도 두 경기에 나선 이강인은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 등 핵심 측면 자원이 복귀한만큼, 미드필더로 변신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부상으로 입맛을 다셨다.

다행히 회복은 빨랐다. 꾸준하게 이강인과 소통하며 몸 상태를 체크했던 황선홍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공식적으로 메일을 받았는데 (부상)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들었다"며 "이달 첫째주부터 볼을 가지고 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9월 A매치가 끝난 뒤 주말 경기에 맞춰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이강인은 지난 12일 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PSG가 공개한 영상 속 이강인은 트레이너와 함께 실내 훈련장에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소화했으며, 이후에는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함께 패스 훈련을 진행했다. 이강인은 작은 골대를 향해 슈팅을 하기도 했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팀 훈련에 복귀한 이강인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음을 알렸다. PSG는 영상과 함께 이강인을 태그하며 'ON!'이라는 이모티콘과 축구공을 함께 업로드했다. 복귀가 임박했다는 뜻이었다.

마침내 PSG의 차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이강인의 소속팀 PSG와 협의 결과, 이강인이 오는 20일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홈 경기 종료 이후 아시안게임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14일 밤 최종 합의했다"며 공식발표했다. 이어 "이강인은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 아시안게임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초만 하더라도 PSG는 이강인의 차출 시점을 오는 25일 마르세유와의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1 6라운드 이후로 통보했다. 이 경우 이강인은 16강 이후부터 출전이 가능했다. 최악의 경우 8강부터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던 중, 해법이 열렸다. 협회는 "아시안컵 차출 일정 조정을 전제로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하겠다는 PSG의 메일을 13일 접수한 이후 14일 밤 늦게까지 PSG와 협의했다. 최종적으로 다른 전제조건 없이 20일 아시안게임대표팀 합류를 허락한다는 PSG의 공식 답변을 14일 밤 받았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20일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마침내 복귀전을 치렀다. 당초만 하더라도 결장이 예상됐다. 유럽축구연맹이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유럽챔피언스리그 첫 날 경기 예상 라인업'을 보면 도르트문트전 PSG 예상 선발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뎀벨레-랭달 콜로 무아니-음바페 스리톱에 마누엘 우가르테, 웨렌 자이레-에메리, 비티내가 중원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이강인 결장 예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UEFA은 프레스넬 킴펨베, 누노 멘데스, 마르코 아센시로, 노르디 무키엘라와 함께 이강인이 결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전 대비 훈련에 나섰던 이강인은 후반 34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짧은 시간이었던만큼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다만 몸상태는 나빠보이지 않았다. 이강인은 이날 12번의 패스를 시도, 100%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슈팅이나 키패스는 없었다. 이강인은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6.1점의 평점을 받았다. 이날 출전으로 이강인은 4년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과거 발렌시아에서 뛸 당시 유럽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2019~2020시즌 첼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45분 교체투입된 이강인은 18세6개월30일로, 한국인 유럽챔피언스리그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당시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출전한 정우영의 19세2개월8일이었다. 이강인은 이후 5경기를 소화했다.

이강인은 바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강인은 21일 오후 항저우샤오산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현지 팬들과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가 굉장히 쉽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며 "어려운 과정 속에서 나라를 대표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 그만큼 간절하다. 형들, 친구들,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있는데 발을 잘 맞춰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2019년 U-20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과 같은 굵직한 대회를 소화한 이강인은 "지금까지 치른 모든 경기, 모든 훈련이 나한테 경험이 되고, 그 경험 때문에 계속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과 친한 동료 선수들에게 '빨리 합류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은 차출을 기다린 과정에 대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그는 "합류할 수 있어 일단 설렌다. 최대한 얘기도 많이 하고 잘 맞춰봐서 꼭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동료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엔 "비밀"이라고 했다.

이강인은 태국전을 앞두고 한국쪽 벤치에서 황 감독과 15분 넘게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 감독은 "서로의 의견을 숨김없이 공유하는 자리였다. 접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황선홍호의 플랜과 이강인의 역할 등에 대한 주제로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강인은 경기 후 선수들과 어우러져 '승리샷'을 찍었다. 이강인은 "팀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한 방향, 그리고 한 목표를 보고 가기 때문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예상 포지션에 대해선 황 감독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강인은 인터뷰 후 선수들과 함께 첫 훈련에 돌입했다.

이강인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바레인전 선발 명단에 전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태국전과 비교해 무려 9명의 이름이 바뀌었다. 최전방에는 조영욱이 이름을 올렸다. 2선에는 정우영 이강인 안재준이 자리했다. 홍현석과 정호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포백은 박규현-김태현(베갈타 센다이)-이한범-최준(부산 아이파크)이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민성준(인천 유나이티드)이 꼈다. 수비 라인은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라인이다. 주목을 받았던 이강인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프리롤 역할을 맡았다. 홍현석과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나섰다.

초반부터 한국이 과감한 압박을 펼쳤다. 1분 이강인이 첫 터치를 했다. 유려한 퍼스트 터치로 상대 수비를 제치려는 순간, 걸려넘어졌다.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정우영이 멋지게 감아찼다.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두번째 터치를 했는데, 이번에도 상대 파울에 쓰러졌다. 13분 이한범이 멋지게 찔러준 볼이 침투하던 정호연에 향했다. 정호연이 가슴으로 볼을 잡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어 정우영이 왼쪽을 무너뜨리며 컷백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바레인은 5-4-1 형태로 극단적인 수비에 나섰다. 쿠웨이트전, 태국전에서 보여주던 한국의 뒷공간 침투를 막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바레인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한국의 해법은 크로스였다. 18분 짧은 코너킥 시도 후 올려준 볼을 이한범이 멋지게 뛰어올라 머리에 맞췄다. 살짝 떴다. 19분에는 왼쪽서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고, 조영욱이 헤더로 연결했다. 떴다. 22분에도 홍현석의 코너킥을 조영욱이 또 다시 헤더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바레인도 반격했다. 23분 이한범이 상대 돌파를 막아낸 후 흐른 볼을 슈팅으로 연결했다. 바레인의 첫 슈팅이었다.

24분에는 멋진 장면이 나왔다. 이강인, 정우영으로 이어진 볼을 정우영이 잡아, 오른발 크로스로 연결했다. 조영욱이 뛰어들며 헤더를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25분에는 홍현석의 코로스를 조영욱이 또 다시 헤더로 연결했지만, 살짝 떴다. 26분에는 최준의 크로스를 안재준이 잡으려는 찰나, 제대로 키핑하지 못했다. 28분에는 이강인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박규현이 받아 크로스로 연결했다. 흐른 볼을 최준이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했다. 크게 빗나갔다. 32분에는 이강인의 시야가 빛났다. 뒷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박규현을 향해 레이저 택배를 보냈다. 슬라이딩으로 연결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35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황 감독은 이른 시간 이강인을 바꿨다. 35분 이강인을 빼고 고영준을 투입했다. 36분 조영욱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왼쪽에서 스루패스가 이어졌다. 조영욱이 뛰어들어가며 왼발슛을 시도했다. 옆그물을 때렸다. 1분 뒤에는 정우영이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며 강하게 때렸다. 골대를 넘어갔다. 한국이 계속해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바레인의 수비벽은 두터웠다. 왼쪽을 중심으로 기회가 생겼지만,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특히 박규현 쪽에서 공이 계속 올라갔지만, 정확도가 아쉬웠다. 43분에는 고영준이 왼쪽에서 넘어온 볼을 받아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컷백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였지만, 전반 바레인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한국은 변화 없이 그대로 선발 라인업이 나섰다. 흐름은 전반과 같았다. 한국이 때리고 바레인이 막는 양상이었다. 2분 최준이 강력한 오른발슛을 시도했지만 수비 맞고 나왔다. 4분 안재준이 멋진 패스를 받았다.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정우영이 뛰어들었지만, 발에 맞지 않았다. 5분에는 김태현이 아주 먼거리에서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7분에는 홍현석의 패스를 받은 안재준이 중앙으로 돌파하며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크게 떴다. 8분에는 박규현이 왼발슛을 시도했다. 수비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11분 바레인이 역습에 나섰다. 다행히 최준이 잘 막아냈다. 13분 최준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정우영이 잡았다. 두차례 슛으로 연결했지만 모두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상황에서 아크 정면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안재준이 다시 한번 슈팅으로 연결했다. 잘 맞았지만, 바레인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코너킥에서 홍현석의 킥을 안재준이 뛰어들며 헤더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를 맞고 다시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15분 기어코 골이 터졌다. 정호연이 왼쪽에서 올려준 짧은 코너킥을 이한범이 헤더로 방향을 바꿨다. 바레인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막지 못했다. 18분 한국이 세명의 선수를 바꿨다. 송민규 백승호 박재용, 전북 트리오가 들어갔다. 조영욱 정호연 정우영이 나갔다. 송민규는 이번 대회 첫 출전이었다. 한국의 공세가 계속됐다. 20분 한국이 여러차례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송민규가 찔러준 볼을 박규현이 뛰어들며 잡았고, 컷백으로 연결했지만 안재준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21분에는 송민규가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바레인도 측면을 바꾸는 변화를 줬다. 23분 홍현석이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떴다. 25분에는 최준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안재준이 뛰어들며 잘라 먹는 헤더를 시도했다. 바레인 골키퍼가 이번에도 잘 막아냈다. 27분 홍현석의 코너킥을 송민규가 헤더로 연결했다. 빗나갔다.

29분 백승호가 환상골을 터뜨렸다. 송민규가 뒤로 내준 볼을 아크 정면에서 잡아 초강력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컨디션이 좋은 바레인 골키퍼도 막을 수 없는 슈팅이었다. 백승호의 대회 두번째 골. 두 골차 리드를 잡은 한국은 더욱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31분에는 박재용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골대를 맞고 나왔다.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바레인 골키퍼의 빠른 판단에 막혀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33분 안재준을 빼고 설영우가 투입됐다. 36분 백승호가 아크 오른쪽에서 때린 프리킥은 크게 떴다. 38분 홍현석이 기가 막힌 로빙패스를 보냈다. 침투하던 고영준이 멋지게 볼을 잡아냈다. 그리고 침착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40분 고영준이 오른쪽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약했다. 42분에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재용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떴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공세의 수위를 늦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바레인을 밀어붙였다. 한국은 남은 시간 리드를 잘지키며 3대0 승리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16강에서 키르기스스탄을 만난다. 키르기스스탄은 앞서 열린 대만과의 F조 최종전에서 4대1 대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34분 페널티로 선제실점한 키르기스스탄은 전반 추가시간 2분 에르나즈 아빌로프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린 뒤 후반 10분 황추밍의 자책골과 17분 다스탄벡 토크토수노프, 후반 추가시간 아르센 샤르센베코프의 극적인 쐐기골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앞서 2전 전패를 기록했던 키르기스스탄은 최종전 승리로 대반전을 이뤘다. 같은시각 인도네시아를 1대0으로 꺾은 북한이 3전 전승, 승점 9점으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키르기스스탄(3점)이 4위에서 2위로 2계단 점프했다. 다득점 4골로 2골을 넣은 3위 인도네시아(3점)를 뛰어넘었다. 3위 대만(3점)이 이날 패배로 최하위를 기록해 탈락 고배를 마셨다.

키르기스스탄은 광란의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조 2위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F조 2위가 16강에서 상대할 팀은 E조 1위인 한국이기 때문. 한국은 쿠웨이트 태국을 상대 2연속 대승을 차지하며 24일 바레인과 E조 최종전을 앞두고 조 1위를 확정지었다. 27일 저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8강 진출 싸움을 벌인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전력 탐색이 어려운 북한을 피한 것만으로도 '호재'다. 24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북한은 끈질기고 힘이 넘치는 팀이었다. 활동량과 강한 압박으로 인도네시아를 시종일관 괴롭혔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초반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쳐지도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북한은 3경기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반면, 키르기스스탄의 FIFA 랭킹은 97위다. 북한(116위), 인도네시아(147위), 대만(154위) 보단 높지만, 26위인 한국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다만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 팀들이 연령별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이 많아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