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놀면 뭐하니?'가 가을 노래 리스트를 꽉 채우며 안방을 짙은 가을 감성으로 물들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는 '가을 노래 타나 봐' 편으로 꾸며져, 노을부터 윤민수&장혜진까지 가을 하면 떠오르는 대표 가수들이 총출동해 귀 호강의 향연을 선사했다.
멤버들은 각자 가을 최애곡을 뽑으며 감성에 젖기 시작했다. 유재석은 망설임 없이 바이브의 '가을 타나 봐'를 꼽으며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바이브는 가을 치트키다"라고 찐 팬임을 증명했다. 이어 이미주가 아이유의 '가을 아침'을 뽑자, 하하는 "아이유는 재석이 형이 키웠다"라며 장난스레 말했다. 유재석은 "아니다. 박명수 형이 키웠다"라며 '무한도전' 추억을 회상, 신인 아이유를 향해 '쟤 누구야'라고 했던 박명수가 아이유의 노래를 듣고 태세 전환을 한 비화를 밝혀 폭소를 안겼다.
계속해 시청자들이 뽑은 '가을 노래 TOP10'도 소개됐다. 어반자카파 '널 사랑하지 않아',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브라운 아이즈 '벌써 일년', 악동뮤지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전람회 '기억의 습작', 이문세 '가을이 오면', 쿨 'All For You', 아이유 '가을 아침' 등 가을 명곡들이 랭크돼 플레이리스트를 채웠다.
이때 노을 '붙잡고도'를 이야기하던 멤버들 앞에 진짜 노을이 등장해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노을은 '붙잡고도' 라이브를 선보였고, 4인 4색 화음으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현장을 만들었다. 20년 넘게 그룹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노을에게 비결을 묻자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뿐인데, 주변에서 활동을 안 해서 우리가 장수 그룹처럼 된 것 같다"라며 "20년이 넘은 노래를 5위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주우재는 "제가 노을을 얼마나 좋아하냐면 아직도 '인연'을 기억한다"라며 노래 속 랩을 모두 외워 눈길을 끌었다. 또 박진주는 "고3 때 꿈이 강균성 오빠와 결혼하는 거였다. 독서실 책상에 균성♥진주를 써 놓아서 쫓겨났다"라며 팬이었던 과거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노을은 또 다른 명곡 '인연' '청혼'도 환상적인 하모니로 불러내며 현장을 휩쓸었다. '인연' 무대에서 주우재는 노을의 래퍼로 변신, 그때 그 시절 고등학생 주우재로 돌아가 속사포 랩을 선보였다.
1위를 차지한 가을 명곡은 유재석의 원픽 바이브의 '가을 타나 봐'로 꼽혔다. 동시에 바이브 윤민수가 등판했고, 유재석과 멤버들은 '가을 타나 봐' 떼창을 부르며 환호했다. 유재석은 "제가 방송에서도 가을 되면 부르는 노래가 '가을 타나 봐'다"라며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윤민수는 아빠의 노래 재능을 물려받은 아들 윤후의 앨범 발매 소식도 전하며 "노래를 가르치지 않았는데 괜찮더라"라고 말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이경은 바이브의 숨은 명곡까지 아는 찐 팬임을 고백했고, 하하는 "오늘부로 아빠 바뀌었다"라면서 서운함(?)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민수는 '술이야' '미워도 다시 한번' '사진을 보다가' 등 바이브 명곡 메들리를 라이브로 선보였다. '오열이 형'이라 불리는 윤민수의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이미주는 노래 가사에 잔뜩 몰입해 눈시울이 촉촉해진 보였고, "나도 가을 탄다"라고 해명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멤버들은 이미주와 윤민수의 '그 남자 그 여자' 듀엣을 제안했다. 이미주는 말로는 못 하겠다며 부끄러워했지만, 마이크를 손에 쥐고 감정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남자 그 여자'의 실제 듀엣 주인공 장혜진이 깜짝 등장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멤버들은 "미쳤다 미쳤어" "레전드가 나타났다"라며 감탄을 멈추지 못했고, 이미주는 "나 진짜 큰일 날 뻔했어"라며 안도했다. 장혜진은 솔로곡이었던 '그 여자'가 듀엣곡 '그 남자 그 여자'가 된 비하인드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 대표곡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불러 여운과 감동이 가득한 현장을 만들었다. 멤버들 역시 감성 가득한 무대를 꾸민 두 사람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방송은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지표인 2049 시청률 2.7%를 기록하며, 토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1위에 올랐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4.7%를 나타냈다. 최고의 1분은 장혜진이 현장에서 가사를 읽고 원테이크로 녹음한 것으로 유명한 레전드 곡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부르는 장면으로, 순간 최고 시청률 5.6%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