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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현장][진화 현장]윙포워드? NO…측면 수비수! 황재원 '다니 알베스 빙의', 韓축구 10년 이상 책임질 우측 풀백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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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폭발적인 오버래핑, 왕성한 활동량, 적극적인 쇄도, 택배 크로스. 언뜻보면 '윙포워드' 같다. 그러나 주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다. 주인공은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홍호의 우측 풀백 황재원(21·대구)이다.

황재원은 지난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에 선발 출전,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4대0 압승을 견인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 9대0 대승을 묶어 2전 전승, 승점 6을 획득하며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을 조기에 확정했다. 2라운드 현재 E조 순위는 한국(승점 6)-바레인(승점 2)-태국(승점 1)-쿠웨이트(승점 1) 순이다.

축구의 꽃은 '골'이다. 그러나 이 골을 넣기 위해 과정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과정 속에서 유독 독보이는 선수가 있다. '황선홍호 막내' 황재원이다.

황재원은 쿠웨이트전과 태국전에서 연속으로 우측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런데 움직임은 사실상 윙어 또는 윙포워드와 비슷했다. 쿠웨이트와 태국의 전력이 예상보다 약해 경기 중 수비진 숫자를 줄여 운영해도 되던 상황이라 황재원은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받았다. 그 주문을 제대로 이행했다. 2선 우측 공격수 엄원상(24·울산)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강력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20분에는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상대 수비수 뒷 공간을 파고들어 '캡틴' 백승호의 침투 롱패스를 받아 박재용을 거쳐 안재준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마치 공격적 우측 풀백의 표본 다니 알베스(40·UNAM 푸마스)를 보는 것 같았다. 황재원은 공격 빌드업 상황에서도 훌륭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무엇보다 전술적인 실험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실전에선 좀처럼 사용하지 않지만, 이날 태극전 후반 초반에는 왼쪽 풀백으로 나선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 설영우(25·울산)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왼쪽 풀백을 소화했다. 출중한 멀티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복덩이'를 얻었다. 최근 설영우가 6월 A매치부터 A대표팀의 우측 풀백을 맡고 있지만, 그전까진 김문환(28·알두하일)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안현범(28·전북)도 6월 17일 페루전 이후 어깨 부상으로 보여준 것이 없었다. 9월 유럽 원정 A매치에도 소집됐지만, 경기를 뛰진 못했다.

2002년생인 황재원은 중앙 수비수 이한범(미트윌란)과 함께 황선홍호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때문에 A대표팀에서 황재원을 10월 A매치부터 활용할 경우 향후 10년 이상 우측 풀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황재원이 부상없이 몸 관리만 잘한다면, 국내 최고 풀백으로 평가받을 날도 머지 않은 듯하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