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요즘 슬라이더 제구가 잘 안됐는데…(장)성우 형이 '체인지업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게 컸다."
올해 첫 7이닝 투구. KT 위즈 배제성(27)의 표정은 밝았다.
배제성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팀의 5대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 3승9패에 그쳤던 지난해 부진을 씻고 2019~2021년 토종 투수 최다승(29승)을 떠올리게 하는 인상적인 호투였다.
6피안타 2볼넷으로 주자는 많이 나갔지만, 실점은 없었다. 고비마다 삼진 6개를 곁들이며 후속타를 잘 끊어냈다. 이강철 KT 감독도 "안타는 맞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면서 아주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기뻐했다.
경기 후 만난 배제성은 "공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면서 "오늘 체인지업 위주로 운영한게 잘 됐다. 슬라이더 감각만 좀더 찾으면 경기 운영이 수월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공격적으로 던지다보면 안타는 맞을 수 있는데, 투구밸런스가 진짜 좋았는데 볼넷이 2개 나온게 조금 아쉽다. 다음 경기도 이런 밸런스를 유지하고 싶다."
7회까지 89구였는데 완봉 욕심은 없었을까. 배제성은 "하나 더 가자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투구수가 90구에 가깝더라. 나는 한 이닝 더 던지면 좋긴 한데, 다음주 잠실에서 또 등판이 있어 무리하지 않았다"며서 "불펜 준비가 잘돼있어서 다음 경기 준비하는게 팀적으로도 맞다"며 웃었다.
"오늘처럼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는게 우선 기분좋다. 승수에 연연하진 않지만, 10승도 채우면 물론 좋다. 투수로서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는 거니까."
시즌 첫 7이닝,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다. 배제성은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참 많은 팀이다. 서로를 보면서 시너지 효과가 분명 있다. (김)재윤이형, (고)영표형, 나나 (엄)상백이도 자기 할일 빠뜨리는 사람 아니다"라며 "우리팀의 문화로 정착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풀타임 선발 5년차다. 지친 느낌도 살짝 있다. 제일 친한 친구 (이)정용이와 함께 하는 군대 생활은 내가 더 업그레이드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혔다면 물론 엄청난 영광이겠지만, 좋은 선수들 빠졌을 때 빈집털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 (박)영현이나 (강)백호가 좋은 결과 가져왔으면 좋겠고, 우승반지 딱 끼고 군대가고 싶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