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팔꿈치 수술을 받은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특유의 '강철 멘탈'을 자랑하며 재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가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정신적으로 좋은 상태(He's in good spirit)"라며 "수술과 관련한 모든 것이 잘 이뤄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오늘부터 바로 재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전날(20일) LA의 컬란-조브 클리닉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 강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팔꿈치 및 어깨 전문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수술을 마친 뒤 오타니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낸 보도자료에서 "오타니와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은 건강한 인대를 제자리에서 보강함과 동시에 팔꿈치가 오래 버틸 수 있도록 독자적 기능이 가능한 조직을 붙이는 것이었다"며 "완벽하게 회복돼 내년 개막전에 아무 제한없이 타자로 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2025년에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인 의미의 토미존 서저리(TJS)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통 TJS는 다른 부위의 인대를 손상된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TJS는 재활에 12~18개월이 걸리는데, 오타니의 경우 2018년 10월 TJS를 받은 바 있다. 두 번째 TJS는 재활에 훨씬 더 긴 기간이 걸리고 재활 성공 가능성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오타니가 TJS를 피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엘라트라체 박사가 장담한 대로 오타니는 약 6개월 간의 재활을 거치면 내년 시즌 개막전에 타자로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타자의 경우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처럼 5개월 만에 실전에 복귀한 사례도 있다. 하퍼는 지난해 11월 24일 TJS를 받은 뒤 5개월 여의 재활을 거쳐 지난 5월 3일 빅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투수로는 TJS가 아니더라도 내년 시즌 복귀는 불가능하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2025년이라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해 FA 계약을 앞둔 오타니가 각 구단에 내년을 제외하고 이후에는 '투타 겸업'이 장기간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해 수술의 범위를 애써 축소해 설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발레로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오타니는 이번 수술 방향에 대해 오랫동안 치고 던지는 모든 기회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맞췄다"고 했다. '팔꿈치(elbow)'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제 열흘 후면 정규시즌이 종료된다. 오타니는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인 10월 2일 이후 자유의 몸이 된다. 이미 에인절스타디움 라커에서 모든 짐을 뺐다. 오프시즌 재활을 어디서 진행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에인절스와의 인연은 사실상 끝난다고 보면 된다.
FA 시장은 11월 초 월드시리즈 종료 5일 뒤 개장한다. 에인절스는 약 2000만달러에 이를 퀄리파이 오퍼(QO)를 제시할 것이고, 오타니는 이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가는 수순이다. 5억~7억달러로 예측되는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에 온 관심이 쏠린다. 오타니는 우승 가능성을 팀 선택 기준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