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돌아와줘요, 퍼거슨 경!'
얼마나 다급하고 절망적이었으면 이미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10년이나 된 '구관'을 소환할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절박감이 느껴진다. 시즌 초반 각종 악재를 겪으며 순위마저 바닥권으로 추락한 맨유 팬들이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경에게 감독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1일(한국시각) '과거 퍼거슨 경이 처음 팀을 맡았을 때 이후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는 맨유 팬들이 퍼거슨경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아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처참한 시즌 초반 분위기 때문에 맨유 팬들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초반 한 마디로 되는 게 없다. 리그 성적은 바닥권이고, 챔피언스리그 출발도 나쁘다. 이날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3~2024시즌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서 3대4로 패배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리그에서는 초반 5경기에서 3패(2승)를 당하면서 순위가 무려 13위로 떨어져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반등의 여지도 있긴 하지만, 현재 맨유의 분위기가 최악이다. 1군 선수들은 연이은 부상에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려 대부분 실종됐다. 안토니는 전 여자친구를 폭행했다는 혐의 때문에 팀에서 제외됐고, 제이든 산초는 텐 하흐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항명하다가 1군에서 제외되는 중징계를 받았다. 텐 하흐 감독의 엄격한 팀 운영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후임으로 영입한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는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맨유 팬들은 '구관'을 다시 부르고 있다. 맨유의 시즌 초반이 과거 퍼거슨 경이 처음 팀을 맡았을 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퍼거슨 경은 지난 1986~1987시즌 초반 맨유가 개막 초반 6경기에서 4패를 하자 론 앳킨슨 감독의 후임으로 팀을 맡았다. 퍼거슨 경이 맡은 이후 맨유는 차츰 기력을 회복했고, 결국 최전성기를 누렸다.
때문에 맨유 팬들은 퍼거슨 경이 위기의 맨유를 되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 팬은 '우리는 이미 끝났다. 퍼거슨 경을 다시 데려오라'고 SNS를 통해 호소했다. 또 다른 팬은 '퍼거슨 경을 은퇴에서 다시 데려와야 할 시간이다'라며 '해시태그(#)퍼거슨경을 다시데려오라(#BringBackSirAlex)'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러 팬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퍼거슨 경은 지난 2013년에 맨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사실상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맨유 팬들의 마음은 간절하기만 하다. 이미 텐 하흐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과연 퍼거슨 경이 다시 팀을 맡게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