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백종원이 일부 건물주들의 행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0일 방송된 MBC 특집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 2부에서는 고향의 예산시장 살리기에 나선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백종원의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프로젝트 전 하루 20~30명에 불과했던 방문객은 두 달 사이에 무려 18만 명으로 늘어났다. 예산군 전체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예산시장을 찾아온 것. 그러나 추가적으로 보완할 것들이 필요해지자 백종원은 과감하게 시장 휴장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는 "최소 한 달은 걸릴 거 같다. 한 달 안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마음 느낄 수 있게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한 달 동안 확실하게 변화된 걸 보여주기 위해 직접 공사 진행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챙겼다. 그러던 도중 백종원은 불편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예산 시장이 활성화되자 일부 건물주들이 기존에 가게를 운영하던 상인들에게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내린 것. 이 소식을 접한 백종원은 "정도껏 해야지. 진짜 꼴 보기 싫어 죽겠다"며 분노했다.
이후 백종원은 시장에서 15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통닭집을 찾았다. 이 통닭집은 예산 시장 개장 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건물주의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에 가게를 비우기로 했다고. 이에 백종원은 "우리가 미안하다. 괜히 분란 일으켜서 쫓겨난 거 같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10여 년 동안 잘 지내다 간다"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쫓겨난 건 통닭집뿐만이 아니었다. 한 상인은 "지금이 기회다 싶었나 보다"라고 한탄했고, 또 다른 상인은 "(건물주가) 나더러 커피숍으로 오라더라. 누가 (가게를) 살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보고 나가라는 이야기다. 자꾸 돈 때문에 저럴 텐데 너무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백종원은 우려했던 젠트리피케이션(도심을 중심으로 인근 낙후가 된 지역 내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형성되면서 기존에 거주하던 자들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현실이 되자 "심란하다"며 고민에 빠졌다.
백종원은 "어떤 면에서는 죄스럽기도 하고 예상했으니까 '내 예상이 맞았죠?' 싶기도 하다. (건물주 중에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어떤 분들은 팔리지도 않던 가게지만 기본 시세보다 2배를 주겠다는데도 시장 상인회에 연락해서 '우리가 어디다 넘겨줘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냐'고 해서 결국 우리가 인수하게 해준 분이 있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주제는 안되지만 나중에 감사패라도 보내드리고 싶다"며 고마워했다. 반면 기회를 틈타 상인들을 내쫓는 일부 건물주들의 만행에는 한숨만 쉬었다.
통닭집 사장님 부부는 가게를 떠나는 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못 쉬셨는데 쉬시는 동안 어디 좀 다녀오셔라"라고 했지만, 사장님은 "마음이 편해야지. 아직은 계획이 없다. 이렇게 해놓으니까 심란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백종원은 그동안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통닭집 사장님 부부를 위해 두 발 벗고 나섰다. 통닭집 사장님 부부는 백종원의 제안으로 시장 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게 된 것. 전보다 훨씬 쾌적하고 넓어진 가게와 작업 공간에 사장님 부부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불편한 거 하나도 없고 고마울 따름이다. 진짜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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