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의 공은 어디로 향할까.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다. 26경기에서 19승6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탈삼진도 181개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안우진(키움·164탈삼진)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고, 3위 웨스 벤자민(KT·149탈삼진)과는 32개나 차이난다. 승리와 탈삼진은 일찌감치 타이틀을 확보했고, 평균자책점만 무너지지 않으면 투수 3관왕이 가능하다. 마지막 투수 3관왕은 2011년 윤석민. 당시 KIA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윤석민은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1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9승 고지를 밟은 페디는 1승을 더하면 2020년 라울 알칸타라(두산)에 이어 3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게 된다.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트리플크라운에 오른 건 1986년 선동열(해태)이 유일하다.
20승 도전의 첫 무대. 아직 등판 일정이 열려있다. 대부분의 경우 화요일 등판을 하면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등판하기 마련이다. 잠실에서 NC와 2경기를 치른 뒤 오는 23일과 24일 창원에서 NC와 다시 2경기를 치르는 두산 입장에서는 "페디를 두 번이나 만난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페디를 피해가나 싶었는데 두 번 맞붙게 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이어 "피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기게 되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이기면 한 경기 차를 줄일 수 있지만, 느끼는 강도는 더 클 수 있어 잘 됐다고 생각한다. 피한다고 될 것도 아니고 한 번 붙어보려고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지만, 일단 첫 만남에서는 페디 공략에 실패했다.
원래대로라면 24일 일요일 등판이지만, 강인권 NC 감독은 일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NC는 26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치른다.
19일까지 NC는 66승2무53패로 3위를 달렸다. 4위 두산(64승1무58패)과는 3.5경기 차. 6위 KIA(60승2무58패)와는 5.5경기 차다. 모두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있어서 위협이 될 수 있는 팀이다. 강 감독은 "19일 경기 이후 상황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페디가 두산을 상대한다면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야한다. 페디는 지금까지 4일 휴식 후 경기가 총 5차례 있었다. 4승1패 평균자책점 1.08로 휴식 일자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KIA를 상대로는 등판이 성사된다면 '설욕'에 나설 예정. 페디는 지난달 31일 KIA를 만나서 3이닝 동안 8안타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일단 두산과의 주중 첫 경기를 잡으면서 격차를 벌리면서 NC는 조금 더 여유롭게 선택지를 가지고 갈 수 있게 됐다.
등판 간격에 대해 페디는 "언제나 필요할 때 피칭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휴식을 하면 좋겠지만, 감독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며 자신을 보였다.
아울러 '3관왕' 도전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한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최대한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 남은 기간 선발투수로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좋은 선발을 한 번이라도 안하면 트리플크라운은 날아갈 수 있다. 일단 최대한 팀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