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1점 차로 패하며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마저 지키지 못한 날,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경기장에 남아 야간 특타를 묵묵히 지켜봤다.
경기 막판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끝내 뒤집지 못하고 4대3 1점 차로 패한 KIA 타이거즈가 6연패 수렁에 빠지며 6위로 떨어졌다. 경기 종료 후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그라운드에는 배팅 케이지가 설치됐다.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된 야간 특타. 김종국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겼다.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연패를 끊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KIA 선발 양현종이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지만, LG 문보경에게 맞은 연타석 홈런이 뼈아팠다.
호투하던 양현종은 LG 문보경에게 2회 선취 솔로포에 4회 스리런포까지 연타석 홈런을 맞으며 끌려갔다. 문보경에게 맞은 홈런포 두 방을 제외하면 KIA 선발 양현종은 최선을 다해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7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 투구 수 82개를 기록했다.
4대0으로 끌려가던 6회말 최형우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추격을 시작한 KIA. 8회말 2사 2,3루서 나성범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4대3 1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장타 한 방이면 승부를 원점 또는 역전까지 만들 수 있었던 상황.
8회 무사 1루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고우석이 첫 타자 최형우는 삼진, 김선빈은 뜬공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2사 3루서 소크라테스는 고의사구를 내보낸 뒤 대타 변우혁에게 초구 148km 커터를 던져 땅볼 처리하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반대로 KIA는 동점 찬스에서 대타까지 기용했지만 실패했다.
9회에도 KIA에 찬스는 있었다. 1사 후 오선우가 6구 승부 끝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1루서 최원준이 고우석의 초구 154km 직구를 안타로 만들어 내며 1사 1,3루 찬스를 잡은 KIA. 직전 타석 2루타를 날렸던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섰다.
장타 한 방이면 끝내기까지 가능했던 순간 LG 마무리 고우석은 초구 몸쪽 153km 직구를 던져 김도영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2구째도 똑같이 몸쪽 153km 직구를 던진 고우석. 김도영은 타격했지만, 빗맞은 타구는 2루수 신민재에게 잡히며 병살로 연결됐다.
마운드 위 LG 고우석은 포효했고, 병살타로 경기를 마무리한 KIA 김도영은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섰다. KIA는 6연패에 빠지며 5위에서 6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경기는 끝났지만, 라이트는 꺼지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곧바로 야간 특타에 돌입했다. 최정용, 오선우, 고종욱, 황대인, 한준수 등 배트를 챙겨 들고 그라운드에 나온 선수들은 프리배팅을 시작했다. 경기를 마친 뒤라 힘들 법도 하지만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 힘든 기색 없이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경기 전 타격 훈련과 똑같이 타구 방향을 체크하는 장비까지 그라운드에 설치됐다.
김종국 감독은 더그아웃에 남아 묵묵히 선수들의 야간 특타를 지켜봤다. 지난 주말 LG와 4연전에서 3연승 이후 6연패에 빠지며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마저 내준 KIA. 김종국 감독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야간 특타 내내 이범호 코치는 프리배팅을 마치고 나온 선수를 한 명씩을 붙잡고 직접 타격 시범까지 보이기도 했다.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KIA. 아직 낙담하긴 이르다. 4위 두산과 2경기, 5위 SSG와 1경기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