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더 이상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팀이 참패한 뒤 라커룸에서 리더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끼리 오히려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텐 하흐 감독이 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9일(한국시각) '지난 브라이튼전 참패 이후 4명의 맨유 스타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16일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브라이튼과의 2023~2024시즌 5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졌다. 이로써 맨유는 개막 후 5경기에서 3패(2승)째를 당하며 리그 13위까지 떨어졌다.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에는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텐 하흐 감독이 전방위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했고,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 해리 매과이어 등 라커룸 리더 역할을 했던 선수를 몰아내고, 자신의 엄격한 잣대로 선수단을 조정한 결과가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제이든 산초 역시 자신에게 항명하게 선수단에서 제외해버렸다.
이런 상황에 팀 성적까지 나빠서 선수단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더 선에 따르면 브라이튼전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4명의 선수가 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인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스콧 맥토미니와 싸웠고, 센터백 콤비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빅토르 린델로프도 서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언쟁을 벌였다. 이제 서로에 대한 비난만 남은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맨유 레전드 출신 게리 네빌은 "산초와 매과이어가 얼마나 라커룸에서 인기가 많았나. 텐 하흐 감독에게는 일종의 '버그(오류)'가 있는데, 그건 바로 팀 내부에서 어떤 불편함과 불확실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 외부에서 알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위기가 텐 하흐 감독의 독선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