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를 단 1개 남겨두고 교체를 당했다. 신뢰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이야기인데 경기 상황 상 그럴 만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4⅔이닝 동안 83구를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3대2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승패 없이 물러났다. 시즌 3승 3패를 유지하며 평균자책점을 2.93에서 2.62로 낮췄다.
류현진도 실점하지 않았고 팀도 이겨서 해피엔딩이었지만 승리투수를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에 다소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5회초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세단 라파엘라를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했다. 1사 후 롭 레프스나이더를 투수 내야안타로 내보내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저스틴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침착함을 유지했다. 낮은 코스로 꺾인 컷 패스트볼이 터너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이제 아웃카운트 1개면 4승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류현진은 라파엘 데버스와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줬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2사 1, 2루 아담 듀발 타석에 토론토 벤치가 움직였다. 주자가 쌓였지만 류현진은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메이저리그에 갓 올라온 신인도 아니며 한때 에이스였던 투수에게 다소 냉혹한 결정으로 느껴질 법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그런 개인적인 사정을 살필 사정이 아니었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진출을 놓고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승차 1경기 이내의 초접전을 펼치는 중이다. 이 경기에서 1점의 중요성은 마치 9회말 2사에 지켜야 하는 1점 리드만큼 소중했다.
심지어 듀발은 앞선 두 차례 타석에서 류현진의 공을 제법 잘 공략했다. 첫 타석에서는 2루타를 터뜨렸다. 두 번째 타석은 우익수 뜬공이긴 했지만 타구속도 98.1마일(약 158km)의 하드히트였다.
류현진을 대신해 구원 등판한 이미 가르시아는 듀발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벤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