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블랙핑크가 K팝을 넘어 '세계 최고의 걸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무대로서 증명했다. 압도적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에너지,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강렬한 퍼포먼스, 연신 터져 나오는 팬들의 함성이 한데 어우러진 완벽한 피날레였다.
블랙핑크는 지난 9월 16일과 17일 서울 고척동 고척 스카이돔(SKY DOME)에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핑크] 파이널 인 서울'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양일 공연은 3만 5000석이 모두 매진, 이로써 블랙핑크는 전 세계 34개 도시·66회차 공연·180만 관객 동원이라는 K팝 걸그룹 월드투어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순간인 만큼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터질 듯한 환호 속 등장한 블랙핑크는 '핑크 배놈'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 무대를 연달아 펼치며 공연장의 온도를 단박에 끌어올렸다. 이어 메가 히트곡 메들리부터 멤버들만의 개성을 살린 솔로 스테이지를 쉼 없이 이어가며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글로벌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블랙핑크의 진가가 돋보였다.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완성된 퍼포먼스, 흔들림 없는 보컬과 귀에 내려 꽂히는 랩핑, 그간 월드투어로 다져진 노련한 무대 매너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했다. 이에 관객들은 열렬한 떼창과 함성, 그리고 일렁이는 핑크빛 응원봉 물결로 화답했다.
그간 투어의 정수만을 담아낸 연출 완성도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공연의 테마를 한층 더 살려낸 화려한 댄서잼, 세계 최정상 밴드 세션의 역동적인 라이브 연주, 무대는 물론 객석까지 화려하게 수놓은 LED 그래픽·레이저·폭죽·불기둥 각종 특수효과 등 모든 것이 범접불가한 멤버들의 아우라와 만나 막강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무대 장치들은 특별함을 더했다. 지난 4월 코첼라 공연보다 심혈을 기울여 새롭게 제작된 한옥 기와 세트는 시시각각 다채로운 빛깔로 눈을 즐겁게 했고, 지수 '꽃(FLOWER)' 솔로 무대의 문창살을 비롯 부채춤을 활용한 '타이파 걸' 안무 등이 음악과 완벽히 녹아들며 전율이 일게 만들었다.
블랙핑크는 그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잊지 못할 추억들을 나눴다. 멤버들은 "서울에서 시작해서 1년 후 또 다시 서울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어는 이제 마지막이지만, 블링크(팬덤명)와 블랙핑크는 영원히 하나인 것 같아 행복하다. 앞으로도 멋있는 블랙핑크가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본 핑크' 서울 공연은 딜레이 스트리밍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4일 오후 12시(한국 시간)에 위버스 콘서트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YG 공식 홈페이지 및 위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지속가능공연으로 기획됐다. 국내 단독 콘서트 최초 공연 탄소 배출량 측정, 국내 엔터사 최초 공연 접근성 매니저 배치 및 휠체어 관객 안내 영상 제공으로 의미를 더했다. 향후에도 공연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