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나왔다. 토트넘의 '1000억원 먹튀'가 부활포를 쏘아올렸다.
히샬리송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귀중한 동점 헤더골을 터뜨려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히샬리송은 후반 35분 파페 사르 대신 교체투입돼 후반 추가시간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이반 페리시치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멋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4개월 만에 터뜨린 개인통산 리그 2번째 골이었다.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이적료 6000만파운드(약 990억원)를 발생시키며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긴 히샬리송의 골 결정력은 처참했다. 27경기에 출전해 1골밖에 넣지 못했다. 역대 '최악의 영입'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시즌 초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자원으로 중용받았다. 그러나 히샬리송의 리그 두 번째 골은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토트넘 팬들의 비난은 봇물처럼 터졌다.
결국 히샬리송은 브라질대표팀에서마저 골이 들어가지 않자 눈물을 쏟아냈다. 히샬리송은 지난 9일 볼리비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당시 선발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후반 26분 황희찬의 울버햄턴 동료 마테우스 쿠냐와 교체됐다. 그런데 교체 직후 히샬리송이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글로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력 때문이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울분이 터진 것"이라며 "내 문제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문제였다. 통제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개월간 그라운드 밖에서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지금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돈만 바라보던 이들은 떠났다. 이제 (나를 둘러싼) 상황이 다시 잘 풀릴 것이다. 그러면 난 토트넘에서 또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일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샬리송은 어떤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글로부는 그가 선수 경력 초기부터 함께했던 에이전트와 최근 결별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괴로웠던 외부요인이 정리되자 히샬리송은 '골잡이'로 부활했다. 비록 셰필드전에서도 교체출전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의 패배를 막아낸 뒤 이번엔 승리까지 이끌었다. 경기 종료 직전 데얀 쿨루셉스키의 결승골까지 도왔다.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쇄도해 중앙에 있던 쿨루셉스키에게 패스했다. 쿨루셉스키는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빠른 타이밍의 슈팅을 해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히샬리송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 건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불안했던 외부요소가 걷히자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